올해 과학기술 분야 핵심 키워드는 원자력, 우주 등 거대과학으로 집약된다.
우주강국 꿈을 실현할 나로호가 오는 10월, 3번째 도전에 나선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이하 과학벨트)가 들어설 신동지구에 국내 최초 중이온가속기 건설이 시작된다. 신개념 원자로 SMART가 올해 표준설계 인가를 획득, 본격적인 핵융합 분야 투자도 시작된다.
양성광 교과부 기초연구정책관은 “올해 과학 분야 도전과 창조정신은 원자력, 핵융합, 우주과학 등 거대과학 분야에 집중 된다”며 “거대과학 수준은 국력과 직결되는 만큼 국가 차원 관심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과학기술 연구 한계를 넘는다=과학기술 분야 가장 핵심적이고 중요한 연구장치 중 하나는 가속기다. 가속기는 양성자나 이온 같은 입자에 에너지를 부여해 원소의 특성을 바꾸거나 새로운 원소를 만들 수 있는 장치다. 이미 포항 방사광가속, 경주 양성자가속기, 부산 의료용중입자가속기가 설치됐다.
올해는 과학벨트 내 중이온가속기 구축작업이 본격화된다. 중이온가속기는 희귀 동위원소 빔을 생성해 물질 근원과 원리를 탐구하는 장비다. 33만평 규모 방대한 토지에 4600억원을 투입해 선형 가속기와 원형 가속기를 결합한 형태로 건립된다. 중이온가속기는 미국이나 유럽 등 해외 선진국들이 구축한 가속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성능을 갖출 계획이다. 현재 설계 성능은 200MeV/n, 400kW급이다. 현재 세계에서 운영 또는 건설 중인 가속기 중 최고 수준이다. 고성능 중이온가속기가 과학벨트에 구축되면 국내 연구진이 다양한 연구를 해볼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오는 2017년까지 중이온가속기를 완성하는 동시에 1000명 규모 가속기 이용자 그룹도 육성할 계획이다.
◇우주시대 연다=한국은 위성 분야에서 세계 6~7위 수준 고해상도 위성을 보유하고 있다. 또 매년 1기 이상 위성을 발사하는 위성강국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특히 올해는 4개의 인공위성을 하늘로 쏘아올린다. 나로과학위성, 다목적실용위성 5호(아리랑 5호), 다목적실용위성 3호(아리랑 3호), 과학기술위성 3호 등 총 4개의 위성이 올해 발사된다. 아리랑 5호는 상반기 중 러시아 드네프르 발사체에 얹어 러시아 야스니 발사장에서 쏘아 올릴 예정이다. 아리랑 3호는 5~6월 경 발사된다. 0.7m급 고해상도 광학카메라를 탑재한 고기동성 지구 저궤도 관측위성이다.
나로과학위성은 10월 나로호 3차 발사 시 탑재된다. 우주환경관측과 우주기술검증 임무를 수행하는 100㎏급 과학위성이다.
오는 10월 발사예정인 나로호는 본격적인 한국형발사체 개발의 도화선이 될 전망이다. 한·러 개발 계약당사자는 지난해 2차 발사 실패원인을 종합 정리하고 3차 발사에 합의했다. 발사시간은 2차 발사시간 보다 빠른 오후 3시 30분~4시 경이 될 예정이다.
◇미래에너지 확보 원년=원자력 분야에서는 독자기술로 개발한 중소형원자로 SMART 국내 건설이 주목된다. SMART는 일반 원자력발전소와 달리 중소형 원정에서 전력생산은 물론 바닷물을 민물로 바꾸는 해수담수화, 지역난방까지 활용할 수 있는 다목적 원자로다. 올해 표준설계인가를 획득한 후 국내 건설을 완료하면 전 세계 중소형 원전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동시에 미래 원자력시스템으로 불리는 고속로 기술과 사용후 핵연료 재활용기술개발도 본격 시작된다.
핵융합 기반기술 개발에도 정부의 본격적인 투자가 이뤄진다. 정부는 올해부터 2016년까지 행융합 분야에 약 1조원을 투자한다. 같은 기간 투입되는 연구개발 인원도 2300여명이다. 핵융합은 태양과 같은 고온의 플라즈마 상태에서 발생하는데 한국은 독자기술로 만든 초전도 핵융합장치 KSTAR에서 지난 2008년 첫 플라즈마 발생을 성공시켰다. 정부는 올해부터 오는 2021년까지 핵융합 데모(DEMO) 플랜트 기반기술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또 오는 2016년까지 KSTAR 고성능 플라즈마를 달성하고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핵심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