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하반기 상용화 수준의 광 효율을 구현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조명을 세계 처음으로 출시한다. 발광다이오드(LED)와 함께 차세대 친환경 광원으로 꼽히는 OLED 조명 시장을 한국이 주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12일 관련업계 및 시장조사 업체인 유비산업리서치에 따르면 LG화학(대표 김반석)은 올 하반기 광 효율 60㏐/W급의 OLED 면 조명 패널을 세계 최초로 양산한다. OLED 광원이 LED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최소 60㏐/W 광 효율을 구현해야 한다. 지금까지 LG화학을 비롯, 일본·독일 주요 업체도 양산 제품은 40~50lm/W 수준에 머물고 있다. LG화학이 60㏐/W급 OLED 광원 양산에 성공하면 한국이 OLED 조명 시장을 주도할 수 있게 된다.
LG화학은 지난해 11월부터 충북 오창공장에서 2세대(370×470㎜)급 OLED 조명용 패널 시험 생산 라인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올해 60㏐/W급 OLED 패널을 양산하면 연내 4세대(730×920㎜)급 대규모 신규 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충훈 유비산업리서치 대표는 “현재로선 효율과 가격이 OLED 조명 시장의 걸림돌”이라며 “일단 LG화학이 60㏐/W 효율의 OLED 조명용 광원을 양산하면 하반기에는 세계 시장도 본격적인 개화기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지난해 세계적으로 2만개에 그쳤던 OLED 조명 출하량도 올해 30만개를 시작으로 오는 2015년께는 2500만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연평균 500%에 달하는 성장률이다. 지난해 금액 기준 4000만달러에 불과했던 세계 시장 규모는 이맘때 1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관측된다.
주요 OLED 광원 업체의 양산 투자가 이어지면 가격도 빠르게 하락하며 대중화를 유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비산업리서치는 현재 250달러(100×100㎜ 제품 기준) 수준인 OLED 면 조명 평균 판가가 오는 2015년께 40달러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OLED 면 조명 기술의 핵심인 발광재료 및 광추출 관련 특허에서 해외 기업들이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어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지난해까지 세계 OLED 조명 재료 특허 472건 가운데 절반 이상인 246건, 광추출 특허 1065건 중 무려 64%에 달하는 676건을 각각 일본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에 한국은 재료 특허 133건(28%), 광추출 특허 271건(25%)로 일본과 큰 격차로 2위를 기록 중이다. 유럽·미국의 경우 특허 출원 건수는 적지만 핵심 원천 기술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권장혁 경희대 교수는 “앞으로 OLED 조명 시장이 빠르게 커진다면 해외 특허가 부담이 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해외 원천 특허 업체와 크로스 라이선스를 포함한 다양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OLED 조명은 LED와 달리 눈부심이 덜하고 면광원 형태여서 플렉시블 조명이나 가구 인테리어형 조명, 창문형 조명 등 다양한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