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사장 김익환)가 지하철 고장률 0%에 도전한다.
서울메트로는 열차와 역사, 선로, 케이블 등 모든 시설물 고장원인 분석과 사전 사고 예방이 가능한 ‘시설물 고장분석시스템’을 구축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시스템은 신뢰·가용·보전·안정성 향상을 지원하는 기술 ‘람스(RAMS)’, 고장정보체계 ‘프라카스(FRACAS)’, 신뢰 중심 유지보수 기법 ‘RCM’ 등 산업엔지니어링 기술과 솔루션을 사용했다. 선진 시설물 관리기법으로 사고 예방률은 대폭 높이고 고장률은 낮출 수 있다는 게 서울메트로 측 설명이다.
기존엔 고장이 발생한 후에야 현장에 유지보수 인력을 투입해 수리했다. 주로 사람의 경험에 의존했고 언제 어디서 사고가 발생할지 미리 예측하기가 어려웠다. 유지보수 업무 효율성도 매우 낮았다. 하지만 시설물 고장분석시스템은 축적된 데이터를 분석해 고장을 예측하고 대비함으로써 이런 문제를 해결해준다.
이 시스템 장점은 시간이 갈수록 활용 가능한 데이터량이 많아지고 고장률도 그만큼 낮아진다는 점이다. 오랜 기간 진행된 유지보수 활동 데이터가 모두 시스템에 축적되기 때문이다. 열차뿐 아니라 역사와 관련된 모든 장비가 대상이기 때문에 전반적 시설물 관리 수준이 한 차원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메트로는 시스템 구축으로 시설물 부품교체 비용을 연간 30% 절감할 수 있다고 전했다. 효율적 시설물 관리를 통해 작업시간 25% 감소도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연이은 KTX 사고로 철도에 대한 불안감이 가중되는 시점에서 사고예방으로 고객 안정성을 확보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수확이다.
지난해 9월엔 서울메트로 7개 분야(전기, 통신, 신호, 철도토목, 건축, 기계설비, 전자) 엔지니어들이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신뢰성 기반 유지보수 전문가 자격’을 획득했다. 이번에 구축된 시설물 고장분석시스템은 향후 이 자격 보유엔지니어들이 전담하게 돼 안정성을 더욱 높일 수 있게 됐다.
서울메트로는 프로젝트 시작과 동시에 업무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전담팀을 구성했다. 향후 이 전담팀을 확대해 신뢰성 전담조직으로 운영하고 지속적으로 전문인력을 양성할 방침이다. 복잡한 철도시스템 특성상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관리조직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 사업은 씨엔비스가 컨설팅, 매크로이에스아이가 구축을 담당해 올 초까지 6개월여에 걸쳐 완료했다. 씨엔비스는 직원 교육과 자료수집, 업무 분야별 인터뷰를 통한 요구 및 개선사항을 마련해 서울메트로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설계했다.
씨엔비스 측은 “고장분석시스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는 최적 수명주기관리, 점검주기관리, 교환주기관리 등 세 가지”라며 “선진 관리기법을 통해 정비주기를 최적화하고 안정성을 도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표>서울메트로 시설물 고장분석시스템 구축 기대효과(연간)
자료:씨엔비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