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게시판 통한 서명운동 움직임
SK그룹 임직원들은 1일 최태원 회장이 불구속 기소되지 않도록 검찰에 선처를 호소했다.
작년 말 전격 구속된 최재원 수석부회장에 이어 최 회장까지 불구속 기소되는 등 사법처리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최악의 상황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이 구속이 아니더라도 불구속 기소라도 된다면 엄청난 `경영공백`이 예상된다"며 "일부 직원들을 중심으로 회사게시판을 통해 최 회장 선처를 위한 서명운동을 벌일 움직임도 있다"고 밝혔다.
장기간에 걸친 강도높은 검찰 수사로 SK그룹은 작년 말 마무리했어야 할 인사와 조직개편, 투자계획 수립은 물론 그룹 단위 중요행사인 시무식도 취소한 상태다.
또한 작년 마지막날과 새해 첫날 SK그룹 서울 서린동 본사와 을지로 SK텔레콤, SK네트웍스 등 계열사의 대부분 임직원들은 출근해 최 회장의 불구속 기소에 대비, 비상근무를 했다.
SK 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임직원들은 최 회장을 단순한 대주주 경영인이 아니라 그룹의 가장 큰 성장동력으로 생각하고 최 회장의 리더십을 믿고 따르고 있다"며 "최 회장이 불구속 기소되는 상황을 피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 회장이 본격적인 경영을 시작한 1998년 37조원에 불과하던 그룹 매출은 지난해 11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최 회장의 대표적인 사업인 `무자원 산유국의 자원개발 사업`은 지난해 매출만 1조5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2000년대 초에는 수백억원에 불과했다.
SK관계자는 "작년 최 회장은 중국, 중동을 비롯, 남미 등에서 계열사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패키지형 사업 개발을 추진중"이라며 "이들 사업의 경우에는 각국 정부의 최고위층을 상대로 하다 보니 최 회장의 역할이 절대적인데 불구속 기소라도 되면 이들 사업은 물건너 가게 될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3조4천억원을 주고 최종 인수하게 된 하이닉스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도체는 과감한 투자와 신속한 의사결정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최 회장의 기소로 투자의사 결정이 6개월만 늦어져도 겨우 지키고 있는 2위 자리마저 경쟁업체에게 빼앗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SK그룹 관계자는 "하이닉스를 포함, SK그룹 전체 구성원이 `흑룡의 해`에 최 회장이 경영에만 전념해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검찰이 불기소나 기소 유예의 수준으로 정리해 줄 것을 하나같이 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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