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팬디스플레이가 저온폴리실리콘(LTPS) TFT LCD에 주력한다. 올해도 가파른 성장이 기대되는 중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한국의 기세를 따라잡으려는 승부수로 풀이된다.
오오쓰카 슈이치 재팬디스플레이 사장 내정자는 1일 니혼게이자이와 가진 인터뷰에서 회사 설립 진행 상황과 주력 및 신규 사업 등을 밝혔다. 재팬디스플레이는 도시바와 히타치, 소니 3사의 중소형 디스플레이 부문을 통합한 신설 법인이다.
오오쓰카 사장 내정자는 “재팬디스플레이의 가장 큰 경쟁력은 기술”이라고 전제하며 “비정질실리콘(a-Si) TFT LCD보다 우수한 LTPS TFT LCD로 제품의 무게 중심을 옮기겠다”고 선언했다.
LTPS는 LCD업계의 차세대 기술이다. 영상을 표현하는 각종 회로를 유리 기판에 집적하는 방식이다. a-Si TFT LCD 보다 응답 속도가 빨라져 영상이 선명해지고 잔상도 사라진다. 제조 원가도 낮출 수 있으며 소비 전력도 줄어든다.
재팬디스플레이는 LTPS TFT LCD 생산라인을 파나소닉으로부터 사들인 모바라(茂原) 공장에 만들 방침이다. 모바라 공장의 TV용 6세대 LCD 라인을 중소형 LTPS TFT LCD 라인으로 개조한다는 청사진이다.
오오쓰카 사장 내정자는 “1단계로 1000억엔(약 1조4800억원)을 투자하고 시장 상황을 보면서 추가 투자를 결정하겠다”며 “양산까지 1년 반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대만업체는 LTPS 기술이 없고 한국업체는 전환하더라도 오래 걸릴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기술적 자신감도 강조했다. 재팬디스플레이가 생산할 LTPS TFT LCD 해상도는 500ppi(1인치 당 화소 수)다. 현재 시장에 공급되는 중소형 LCD 해상도는 200ppi 수준이다. 중장기적으론 해상도를 700ppi 끌어올린다는 목표도 세웠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에는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오오쓰카 사장 내정자는 “현재 OLED 기술이 LCD를 능가한다고 여기지 않는다”며 “해상도와 소비 전력, 수명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기 때문에 사업적으로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구조조정 계획도 내놨다. 3사가 갖고 있는 6개의 공장을 당장 통폐합하기는 어렵지만 중복 인력의 조정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인사부장이 3명씩이나 필요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대만 업체와의 협력 가능성도 내비쳤다. 일본의 기술력과 대만의 풍부한 생산 능력이 더해지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을 주도하는 한국 견제 의도도 내포돼 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