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환경지속성지수(ESI)가 28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꼴찌다. 세계경제포럼이 보기에 한국이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성장할 능력이 매우 낮다는 얘기다.
삼성경제연구소는 ESI로 녹색기술 개발에 따른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을 강조하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고 봤다. 녹색시장 수요·공급, 정부역할을 포괄하는 ‘녹색경쟁력지수’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다. 정부도 같은 인식이다.
삼성경제연구소 녹색경쟁력지수엔 신재생에너지 소비 비중을 비롯한 6개 분야 18개 지표가 반영됐다. 이 지수로 우리 녹색경쟁력을 다시 살폈더니 OECD 18위였다. 구체적으로 정부역할지수 6위, 녹색수요지수 24위, 녹색공급지수 15위였다. 지수는 정부의 녹색성장 노력이 민간에 스며들지 않았음을 방증했다. 녹색에너지 분야 민간 투자액(28위)과 기초과학·엔지니어링 박사 비중(22위)처럼 녹색산업을 양성할 바탕이 부실했다.
2008년 8월 정부가 녹색성장 비전을 선포한 뒤 3년 5개월이나 흘렀다. 교육과학기술부·지식경제부·국토해양부를 비롯한 8개 부처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녹색성장’을 외쳤음에도 미흡한 게 많다니 문제다. 부처별로 비슷한 사업을 따로 추진해 “시너지 효과가 미흡했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녹색성장위원회는 그동안 관계 부처 협의, 전문가·현장책임관간담회를 자주 열어 정책 이행상황을 점검했다. 그래도 미흡한 게 많고, 평가지수를 정밀화해도 경쟁력이 그다지 나아지지 않았다면 뭔가 뒤틀렸다. 정부의 녹색성장 의지를 잘 알겠으되 정책 실효성이 미덥지 않다는 뜻이다. 1년 남짓 남은 이명박 정부 임기 안에 얼마간 개선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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