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특명 `우수 인재를 잡아라`

 “어떤 시대든 불확실성과 위기를 극복하는 원동력은 인재입니다. 소프트웨어, 서비스, 콘텐츠 등 소프트 분야 우수 인재와 전문성·유연성을 겸비한 우수 인력을 적극 발굴하고 육성해야 합니다.”-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 지난해 11월 창립 42주년 기념식에서

 

 “불황일수록 좋은 인재를 채용할 기회가 많으니 미래 성장을 위해 필요한 인력은 과감히 확보해야 합니다. LG의 내일을 이끌어갈 인재를 확보하고 육성하는 일에 각별히 신경 써주시기 바랍니다.”-구본무 LG 회장

 불확실성과 불황의 시기일수록 기업은 우수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시스템 경영이 안정적 관리를 강조한다면 불황을 넘어서는 창의성은 한 명의 뛰어난 인재로부터 나온다는 믿음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 NHN 등 국내 대표 기업들도 다양한 인재경영을 통해 우수인재를 확보하고 있다.

 

 ◇삼성전자, 우수인력 직접 양성한다=삼성전자 인재경영은 단순히 우수인력을 뽑아오는데 그치지 않고 우수인력을 직접 양성한다는 데 특징이 있다. 특히 사회 저변을 확대해 필요로 하는 인력이 자연스럽게 몰리도록 유도하는 근본적인 전략을 구사한다.

 대표적 인재 양성 프로그램으로는 ‘삼성소프트웨어멤버십’이 있다. 1991년 창의적 소프트웨어 전문가를 양성한다는 목표로 설립한 SW멤버십은 20년간 3300명이 넘는 우수 SW개발자를 양성했다. 지난해 10월 지식경제부가 선정한 ‘SW 마에스트로’ 10명 중 5명이 멤버십 출신이며 ‘곰플레이’로 유명한 배인식 그래텍 대표도 이곳 출신이다.

 고려대 성균관대 연세대와 2007년부터 휴대폰학과를 통해 박사 84명, 석사 153명을 양성해 이 가운데 91명이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최근에는 이들 3개 대학에 IT 분야 석박사 인력 양성을 위한 ‘IT융합학과’ 개설 협약을 맺었다.

 중소기업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지원하는 ‘오션센터’도 있다. 2010년 8월 문을 연 오션센터는 삼성 스마트기기 및 바다 플랫폼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중소기업과 1인 개발자를 지원한다.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오션센터에서는 개발 장소를 무상 임대하고 무상 교육 과정도 운영한다. PC와 스마트기기, 스마트TV도 24시간 사용할 수 있으며 ‘삼성 앱스’ 등록에 필요한 인증 심사를 지원하기도 한다.

 국내 기반이 취약한 소프트웨어 산업 이미지를 개선해보자는 취지로 최근 소프트웨어 직군(S직군)을 신설했다. 삼성전자가 국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 때 자발적으로 소프트웨어 인력이 늘어나는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LG ‘삼고초려’=“좋은 인재를 뽑으려면 유비가 삼고초려를 한 것과 같이 CEO가 직접 찾아가서라도 데려와야 한다.”

 구본무 LG 회장은 지난해(2011년) 9월 LG인재개발대회에서 “좋은 인재가 있다면 저라도 직접 찾아가겠다”며 과감하고 적극적인 인재채용을 당부했다.

 구본무 회장의 발언 이후 LG 계열사 CEO들은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다니며 직접 인재 챙기기에 나섰다.

 LG전자는 지난해 11월 한 달 동안 이영하 HA 사업본부장(현 경영지원부 문장)과 노환용 사장(AE 사업본부장), 안승권 사장(CTO) 등 임원진들이 전국 12개 주요 대학에서 우수 인재 채용을 위한 임원 특강을 진행했다.

 사장단을 포함한 경영진이 직접 채용 현장에 나선 것은 이례적인 일로, LG전자는 이를 통해 우수 인재를 조기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앞서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은 10월 주요 경영진과 함께 일본까지 건너가 인재채용 설명회 ‘BC(Business&Campus) 투어’를 주관했다.

 일본 상위 10개 대학 석박사 과정 유학생들이 초청된 이 행사에서 배터리셀 및 배터리팩 관련 R&D 인력이 대거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김대훈 LC CNS 사장 역시 10월 미주지역 유학생을 대상으로 채용 면접을 직접 주관하는 한편, 미국 보스턴에서 MBA 유학생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는 등 글로벌 인재 확보에 앞장섰다.

 ◇NHN “창의성은 놀이에서 나온다”=NHN은 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답게 일반 기업에서는 보기 힘든 독특한 인재경영 문화를 보유하고 있다. 채용부터 복지, 업무공간 등 모든 영역에서 창의력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한 아이디어가 번뜩인다.

 NHN은 일년에 두 번(상·하반기) 인턴 과정을 통해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지원 자격에 전공이나 학점, 외국어 성적 제한은 전혀 없다. 대신 지원 분야별로 인터넷 서비스와 각 지원 부문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테스트해볼 수 있는 사전 과제를 부과한다. 결과는 서류 심사 시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되고 평가가 좋으면 정 직원으로 입사할 수 있다.

 NHN에서는 한 달에 한 번 5시에 퇴근하는 ‘오아시스’ 제도를 운영한다. 회사가 분당에 있어 평일에 문화생활을 즐길 기회가 적고 저녁 모임 참석도 어려운 환경을 배려했다. 문화 체험을 통해 사람들이 어떤 콘텐츠를 좋아하는지 체험해보라는 의도도 숨어 있다.

 입사 3년째 되는 직원들은 최장 10일 간 ‘리프레시 휴가’를 갈 수 있다. 이 기간에는 월 급여의 150%가 지급된다.

 사내에는 직원들이 즐겁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배려가 곳곳에 스며 있다. ‘칼로리 계단’을 설치해 1층부터 27층까지 운동장 트랙이 연상되는 디자인을 입혔으며 운동 후 몇 계단을 올랐는지, 몇 칼로리를 소모했는지도 알 수 있다. 그린 카페와 플레이그라운드에서 언제든 음료와 유기농 한방차를 즐길 수 있으며 정글짐과 같은 놀이기구도 이용할 수 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