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초 하이마트 매각 작업이 빨라진다. 이르면 내년 5월까지 매각을 완료한다.
26일 매각 주간사로 선정된 씨티증권은 유진그룹·선종구 회장 등 매각 주체와 새해 초부터 순차적으로 만나 하이마트 매각 일정과 조건 등을 논의한다. 영업활동 위축을 최소화하고, 신규사업 등 새로운 동력 확보차원에서 매각작업을 빠르기 진행하기로 했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매각작업은 새해 상반기, 이르면 5월까지 마무리할 것으로 안다”며 “대주주 등의 매각 공식화 이후 관심을 표명한 곳이 적지 않은 만큼 매각 자체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누가 뛰나=하이마트 인수전 후보군으로는 GS와 롯데 등이 거론된다. 두 곳 모두 지난 2007년 하이마트 인수전에서 유진그룹과 경쟁했던 후보다. GS는 GS샵·GS리테일 등 유통기업과의 시너지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롯데는 디지털파크라는 가전판매 전문점 사업을 진행 중이다. 새해부터 인숍이 아닌 단독 점포 확대를 구상 중인 가운데 하이마트를 인수하면 단번에 300개가 넘는 전국 요충지 점포를 확보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최종 인수가 2조원 넘을 수도=문제는 인수가격이다. 하이마트는 유진기업 31.3%, 선종구 회장 17.4%, 3대주주 H&Q 8.9% 지분을 일괄 매각할 방침이다. 여기에 우리사주 6.7%, 유진투자증권 1.1% 등을 포함할 경우 매각 대상 지분은 68% 수준까지 올라간다.
현재 시가총액 기준 하이마트 지분 60%는 1조1000억원에서 1조2000억원 사이다. 매각 시점 주가 변동을 고려해야 하고 경영권 프리미엄도 매각 가격에 반영해야 한다. 하이마트 재무제표상 하이마트 영업권(경영진, 운영 노하우, 영업망 등)은 1조7000억원으로 반영돼 있다.
업계에서는 인수 경쟁률이 얼마나 되는지와 2012년 전반적 경제상황도 매각 가격의 변수로 보고 있다. 1조7000억원 내외가 적정가라는 이야기가 돌지만 최종 인수가격이 2조원을 훌쩍 넘길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경영권 향배는=지분 매각과 함께 그동안 하이마트를 이끌던 선종구 회장의 경영 참여도 주요 변수다. 하이마트 내부에서는 ‘선 회장이 전문경영인으로 함께할 것’ ‘선 회장은 직원들과 함께하는 것이 도리라는 판단을 한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인수자 역시 선 회장의 경영권을 몇 년 보장해주면서 인수가격을 낮추고, 경영 노하우도 흡수하는 안을 타진할 수 있다. 물론 이는 대주주 유진그룹의 동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매각 주간사 씨티증권 관계자는 “주간사 선정 이후 매각 일정과 매각 기본 원칙과 방향 등에 대해 협의되거나 결정된 내용은 아직 없다”며 “새해부터 본격적 매각업무가 시작된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