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장비 업체들의 메머드급 인수합병이 가속화되고 있다. 반도체 시황이 악화되면서 생존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선두권 장비 기업들이 실적 악화 기업을 인수하면서 외형을 키워 차세대 반도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내 장비기업들은 더욱 거대해진 다국적 장비기업과 경쟁을 해야 하는 처지여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15일 세계 4위 반도체 장비 업체인 램리서치는 7위 업체인 노벨러스시스템tm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인수 금액은 33억달러로 지난 14일 노벨러스 종가에 28% 프리미엄을 얹어 주당 44.42달러다. 램리서치는 이와 함께 16억달러 규모의 자사주도 매입할 계획이다. 노벨러스는 지난 3분기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33%가 급감하면서 실적 압박에 시달렸다.
양사는 식각과 웨이퍼 세정, 박막 표면 처리 분야에서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어 합병으로 450mm 웨이퍼와 로직, 낸드 메모리의 3D 구조와 같은 차세대 반도체 장비 시장 선점에 나설 계획이다. 스티브 뉴베리 램리서치 CEO는 “표면 처리 기술 부문의 선두업체인 노벨러스를 합병함으로써 차세대 반도체 제조 장비 기술 개발에 선도적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관련업계는 램리서치의 노벨러스 인수로 장비 업계 1위인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를 위협할 수 있을 정도로 외형이 확대될 것으로 관측했다. 합병은 양사 이사회를 거쳐 내년 2분기에 완료될 전망이다.
이에 앞서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도 전공정 장비업체인 배리안세미컨덕터를 인수,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어플라이드는 지난달 반도체 장비 업계 M&A로는 최대 규모인 42억달러에 배리안을 인수,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배리안은 이온주입장비 분야에 특화된 전문업체로 어플라이드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장비 포트폴리오 강화 차원에서 인수했다.
지난 7월에는 일본 반도체 검사장비 전문업체인 아드반테스트가 총 11억달러에 미국 장비업체인 베리지를 인수하기도 했다. 메모리 테스터 장비 업체인 아드반테스트는 반도체 설계 검증과 평가 테스트 솔루션을 보유한 베리지 인수를 통해 비메모리 테스트 분야까지 영역을 넓히게됐다. 양사 통합 매출 규모는 17억달러에 이르며 시장 점유율도 40%대에 육박, 세계 1위 검사장비 업체인 미국 테라다인을 위협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반도체 기술 고도화로 장비 분야에서도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 같은 인수를 통한 대형화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글로벌 선두업체들이 후발 기업들을 계속 합병하면서 시장 독식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용한 원익 회장은 “과거 반도체 장비 업체는 수백개에 달했으나 미세공정화로 기술개발이 점차 어려워지자 M&A 등을 통해 최근 10개 미만의 전공정 장비업계로 재편됐으며 앞으로 대형업체 서너개만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글로벌 공룡 장비 기업 등장으로 기술 독점 우려가 높아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