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는 주로 스마트폰의 운영체제(OS) 업체와 단말기 제조업체 간 수직결합에 따른 문제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구글이 OS 시장점유율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안드로이드를 모토로라에 배타적으로 제공하면 주로 안드로이드를 이용해 스마트폰을 만들어온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택 등 국내 업체들이 피해를 볼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히트 스마트폰인 `갤럭시S`와 `갤럭시S2`는 물론이고 최근 시작한 4세대(4G) 스마트폰 `갤럭시S2 LTE`와 `갤럭시S2 HD`, 태블릿인 `갤럭시탭` 시리즈,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경계에 있는 신개념 스마트 기기 `갤럭시 노트` 등은 모두 안드로이드 기반이다.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자 `망고` OS를 탑재한 윈도폰과 자체적으로 개발한 OS인 `바다`를 탑재한 단말기를 내놓기는 하지만 판매량을 놓고 비교하면 안드로이드를 쓰는 갤럭시와 비교할 수 없다.
LG전자와 팬택도 마찬가지다. `옵티머스` 시리즈와 `베가` 시리즈는 대부분 안드로이드 OS를 장착해 구동된다.
이런 상황에서 구글이 더는 안드로이드를 국내 기업에 제공하지 않는 사태가 일어나면 국내 기업들은 엄청난 위기를 겪게 될 것이다.
OS와 단말기를 모두 생산하는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갖는 위치를 생각해보면 OS 제공사와 단말기 제조사의 결합이 얼마나 큰 의미를 갖는지 짐작할 수 있다.
구글이 국내 기업에 계속 제공하기로 약속한다고 하더라도 변수는 있다.
구글이 안드로이드의 새 버전이 나올 때마다 선보인 레퍼런스(기준)폰의 제조사를 삼성전자에서 모토로라로 옮길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레퍼런스폰은 본래 전 세계 안드로이드 폰 제조사를 위한 구글의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는 제품이지만, 구글이 소프트웨어인 자사의 안드로이드 OS에 최적화한 하드웨어를 요구해 만든다는 점 때문에 그 자체가 글로벌 히트상품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넥서스S`와 `갤럭시 넥서스` 등 레퍼런스폰을 만듦으로써 상당한 매출을 올렸을 뿐더러, 안드로이드 제조 노하우를 쌓고 구글과 긴밀한 협조를 취한다는 이미지도 쌓을 수 있었다.
이에 따라 국내 업계는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가 승인되지 않기를 바라는 눈치다.
업계 관계자는 "OS 업체는 제조사들끼리 경쟁이 치열하기를 바라고, 제조사들은 거꾸로 OS 간 경쟁이 치열하기를 바랄 것"이라며 "제조사들이 윈도폰 등 다양한 OS에 눈길을 돌리는 것 역시 이와 관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내 업계는 승인 거부를 내심 바라면서도, 실제 두 기업이 결합하더라도 구글이 모토로라에 OS를 독점 제공하는 일은 생기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구글이 시장점유율이 낮은 모토로라에만 의존해서는 효과적인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만들 수 없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후발 주자였던 안드로이드가 이만큼 애플의 iOS를 쫓아올 수 있었던 데에는 삼성전자·LG전자·팬택 등 국내 업체를 비롯한 단말기 제조업체들의 도움이 컸다.
수많은 제조사가 각자 현지 상황에 맞춰 안드로이드폰을 내놓은 덕분에 이용자의 다양한 수요를 맞출 수 있었고, 이용자가 늘어남에 따라 관련 애플리케이션 개발도 활기를 띠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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