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을 초과해야 바꿀 수 있었던 변압기 교체기준이 상태분석 기준을 적용 후 비용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전력은 전국 전신주나 지상에 설치된 변압기 상태를 평가해 교체여부를 판단하는 ‘헬스인덱스’제도를 도입한 후 과거에 비해 연간 수백억원의 절감효과가 발생했다고 8일 밝혔다.
한전에 따르면 2009년 11월 헬스인덱스를 시행한 결과 2010년 변압기 교체수량이 이전에 비해 45%, 교체비용도 39% 감소했다. 실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연평균 3만5240대에 990억원이 투입된 반면, 2010년에는 1만3815대 390억원으로 예년에 비해 수량과 비용 효과가 컸다.
헬스인덱스는 변압기 13년 수명이면 교체했던 것과 달리 제원사항·이용률·운영상태 등의 기준을 적용해 교체 여부를 결정한다. 세부 항목으로는 수명손실률·연간낙뢰비율·염해등급·누유 및 부식 등을 분석하며 초음파와 열화상카메라로 과부하나 이상기온에 따른 온도변화도 측정해 반영한다.
한전 관계자는 “제도 도입 초기엔 교체량이 줄었지만 2~3년 후면 도입전의 수준에 근접할 것”이라며 “헬스인덱스는 비용과 교체수량을 줄이는 게 목적이 아니고 변압기를 효율적으로 안전하게 운영하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반적으로 자동차의 가치를 연식보다 운행 거리로 판단하는 것처럼 변압기도 수명보다는 상태를 분석해 반영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안전사고 등의 우려도 제기됐다. 업계 관계자는 “헬스인덱스 제도는 상태가 최상급인 경우 최대 30년까지 사용할 수 있어 연장기간이 기존수명 기준의 2배가 넘는다”며 “기존 13년 기준이 경험과 통계 등을 고려해 마련한 만큼 이유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제도가 시행된지 2년 정도라 쉽게 판단할 수 없지만 사고 예방차원으로는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