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물자원공사는 세계 16개국에서 35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생산단계에 들어간 광구만 11개다. 개발단계도 11개로 같다. 탐사 중인 광구는 13개다. 광물자원공사는 자원 영토를 넓혀가고 있다. 이러한 성과 뒤에는 숨은 노력이 있다. 전쟁을 방불케 하는 치열한 수싸움과 걸림돌 넘어서기, 자칫 놓칠 뻔 한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다된 밥 놓칠 뻔=호주 스프링베일 광산은 광물자원공사와 SK가 지분 25%(3억 호주달러)씩 투자한 광산으로 석탄 생산에서 경영까지 직접 참여한다. 광산 개발에 단독으로 나서기는 어려운 현실에서 공기업과 민간 기업이 합작해 성공한 사례다.
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알짜 광산’이 하마터면 한국과 인연이 끊길 뻔 했다. 삼성이 제일 먼저 발을 들여놓았으나 지난 1997년 외환위기로 사업철수 결정을 했기 때문이다. ‘다된 밥’이 외국기업에 넘어갈 상황이었음을 인지한 광물자원공사가 지분을 인수했다.
◇중국 규제 피해 희토류 광산 대신 가공업체 인수=중국은 법으로 외국기업이 희토류 광산을 소유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광물자원공사가 선택한 방법은 희토류 가공업체 지분을 인수하는 것이다. 경희토 생산지인 포두 희토개발구에서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원료 공급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광물자원공사는 지난해 6월 포스코차이나와 공동으로 희토자성재료업체인 중국 포두영신희토유한공사 지분 60%를 인수, 경영권을 확보했다. 영신희토가 부가가치 생산라인을 확장하다 자금난에 처하게 되자 전격 인수하게 된 것이다.
광물자원공사가 지난 2003년 중국 시안에 합작 설립한 시안맥슨도 같은 경우다. 희토류 광산 지역에 가공업체를 세운 것이다. 회사가 위치한 시안 지역 광산 잠재가치만 해도 42조위안에 이른다. 광물자원공사는 시안맥슨 지분 49%를 갖고 있다.
◇치열한 수 싸움 끝에 얻은 사상 최대 성과=지난 3월 30일 세계 3대 니켈광인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광산과 플랜트 건설이 3년 10개월 만에 끝났다. 이로써 국내 수요 25%에 해당하는 연간 3만톤의 니켈을 자주 개발할 수 있게 돼 6대 전략광종 중 처음으로 60%대 자주개발률을 눈앞에 두고 있다.
광물자원공사는 2006년 9월 암바토비 참여를 위해 다이나텍과 프로젝트 참여조건을 놓고 협상을 시작했다. 당시 다이나텍은 중국 철강기업인 시노스틸과 협상을 완료하고 중국 정부 승인만을 남겨둔 상태였다.
광물자원공사는 신속히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수출입은행에서 자금을 충분히 조달할 수 있음을 알렸다. 먼저 참여한 일본 스미토모를 우호세력으로 설득하면서 한국이 주요 니켈 수요국임을 부각시켰다. 중국보다 경쟁력 있는 파트너임을 증명하는 데 노력했다. 결국 앞서가던 중국을 따라잡아 최종 계약을 해냈다.
국내 기업이 발전소 등 인프라 건설을 수주하는 데 광물자원공사가 다리 역할을 했다. 당시 석탄열병합발전소의 우선협상대상자도 중국기업이었고 최종계약만을 남겨놓은 상태였다. 하지만 광물자원공사는 중국 기업의 발전소 건설 무경험을 사유로 주주들에게 최종 낙찰결정을 유보할 것을 요구했다. 건설 주관사인 SNC라발린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2007년 2월 경남기업·현대엔지니어링·대우인터내셔널 등으로 구성된 한국 컨소시엄이 1억7500만달러 플랜트 건설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준공까지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2009년 3월말 마다가스카르에서 발생한 쿠데타로 들어선 과도정부가 광산계약을 재검토하겠다며 외국투자자들을 압박한 것이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캐나다 등 3개국이 과도정부를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사업추진이 중단되는 위기에도 처했다. 최대 주주인 쉐릿이 금융위기로 경영사정이 크게 악화되면서 건설 및 투자 중단을 선언했다. 한·일 2개국은 공사가 중단되지 않도록 쉐릿에 투자비 납입자금 6억달러를 긴급히 지원, 추가 공정지연 및 손실을 최소화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