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서 `1일 주문 2만건 초과` 外人 주도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이영재 신재우 기자 = 국내 증시에서 변동성 위험을 확대하는 고빈도 매매(HFTㆍHigh Frequency Trading)를 외국인들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빈도 매매는 고성능 컴퓨터를 활용해 1초만에 여러 차례 주문을 내는 초단타 매매다.
외국인들은 진화된 초단타매매 기법으로 한국의 선물ㆍ옵션시장에서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있으나 국내 시장은 비정상적으로 급등락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어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5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옵션시장에서 하루 주문수 2만건 초과 고빈도 매매자의 75.6%가 외국인이다. 선물시장에서는 이 비율이 98.0%에 달한다.
이는 작년 12월 만기 KOSPI200 지수선물 및 지수옵션상품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다.
옵션시장에서 하루 주문 2만건을 초과한 외국인의 고빈도 매매 계좌는 954개로 개인 230개(24.1%)보다 월등히 많았다. 증권과 보험 등 기관은 3개에 불과했다.
하루 주문 1천건 초과 계좌로 범위를 넓히면 외국인이 76.2%(1만7천208개)로 집계됐다. 개인은 10.2%(2천305개)였다.
선물시장에서는 하루 주문 2만건 초과 계좌 52개 중 외국인 계좌가 51개(98.0%)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외국인 외에는 증권사 계좌가 1개 있었다. 하루 주문 1천건을 초과하는 6천215개 계좌중 외국인이 30.5%(1천390개)로 개인(44.3%ㆍ2천16개)보다 적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선물시장의 경우 광범위한 의미의 고빈도 매매에서는 외국인 비중이 개인보다 작지만 하루 주문수 2만건 이상의 최고 수준 고빈도 매매에서는 외국인 비중이 압도적이다. 국내에는 아직 일반화되지 않았지만 외국인들은 오랜 기간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고빈도 매매로 수익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거래소의 파생상품 거래량은 37억5천200만계약으로 전 세계 1위였다. 그러나 급성장을 거듭해온 국내 파생상품시장은 `투전판`으로 변질했다는 오명을 쓰고 있다.
개미들이 무분별하게 뛰어들었다가 큰 손해를 입는 시장에서 외국인들은 고도로 진화한 매매 기법인 고빈도 매매로 투자하는 셈이다.
고빈도 매매는 시장 데이터와 통계량을 토대로 매우 짧은 시간 동안 포지션을 구축해 수익을 창출한다. 초단기 포지션에 대한 투자의사 결정이 필요하며 가장 높은 시장접근성이 요구된다.
미국 주식시장에서 하루평균 거래량 기준으로 50~6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될 만큼 세계적으로 고빈도 매매 비중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고빈도 매매와 관련해 선행매매로 인한 불공정성 문제, 시장 변동성 확대, 주문 집중에 따른 시스템 안정성 불안 등의 논란도 일고 있다.
헤지펀드와 대체거래소(ATS) 도입을 앞둔 국내 주식시장도 관리 규정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고빈도 매매로 유동성이 풍부해지는 등의 장점도 있지만 문제의 소지는 있다. 잠재적으로 시스템 과부하를 초래할 수 있고 비정상적 상황에서는 유동성을 빨리 고갈시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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