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전산망이 너무 불안하다. 지난 2일과 3일 이틀간 세 차례나 장애를 일으켰다. 농협은 일부 프로그램 오류라고 밝혔다. ‘계좌번호 정당성 검증 프로그램’이 온라인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생긴 실수라는 설명이다. 이런 오류로 인터넷뱅킹은 물론이고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체크카드 결제까지 지장을 받는 지 이해하기 힘들다.
더 심각한 것은 안이한 인식이다. 농협 측은 사고 직후 “대부분 은행에서 가끔 전산사고가 나며 지난 전산 마비 때문에 더 커 보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런 전산장애가 다른 은행에서 발생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거의 없다. 있었다 해도 일반인 금융거래에 지장을 주지도 않았다. 농협이 사태 심각성을 알지 못하는 게 아닌가 싶다.
농협은 지난 4월과 5월에도 금융 사상 초유의 전산망 마비 사태를 일으켰다. 이후 전산망 정비를 다짐했다. 업계 최고 수준의 보안체계 구축도 장담했다. 전산 책임자들은 중징계까지 받았다. 그런데도 사고가 또다시 발생했다. 농협이 약속한 대로 전산 체계를 정밀하게 점검했는지 의심이 들게 한다.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엔 농협을 성토하는 고객의 글로 들끓었다. 거래 은행을 바꾸겠다는 고객도 있다. 금융사는 신뢰로 먹고 산다. 불안한 전산망은 신뢰를 바닥부터 흔든다. 농협 경영진의 안이한 태도는 또 다른 사고 발생과 고객 이탈을 예고한다.
금융 당국 책임도 크다. 금융감독원은 5개월 전 전산망 마비에 대해 지난 9월에 기관경고와 실무자를 중징계했다. 경영진엔 별다른 책임을 묻지 않았다. 이런 솜방망이 제재가 경영진의 안이한 인식을 불러온 것은 아닌가. 가뜩이나 농협 전산망 사고를 놓고 갖가지 ‘루머’가 끊이지 않는다. 금감원이 오늘 현장 점검을 한다. 철저한 조사와 납득할 만한 발표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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