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이하 과학벨트)가 ‘기본계획’을 확정하며 사업구축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부지매입비와 우수 연구인력 확보 등 앞으로 풀어야 할 문제도 적지 않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최근 과학벨트위원회를 개최하고 ‘과학벨트 기본계획’을 확정했다. 기본계획은 전체 사업추진에 필요한 계획과 시책을 공식적으로 종합·확정한 것이다.
◇과학벨트 윤곽 드러나=기본계획에 따르면 중이온가속기는 신동 북쪽, 기초과학연구원은 둔곡 남쪽에 배치된다. 또 산업시설은 신동 남쪽과 둔곡 중심·북쪽에 개발된다. 기초과학연구원은 2017년까지 산하 연구단 50개를 정하고, 인력도 3000명 규모로 운영키로 했다. 중이온가속기는 2017년까지 완공하고, 1000명의 가속기 이용자 그룹을 육성할 계획이다. 6년간 과학벨트 사업 예산 5조1700억원에 달한다. 분야별로 △기초연구 지원 3조5400억원 △연구기반 조성 8700억원 △중이온가속기 구축 4560억원 △기능지구 지원 3040억원 등이다. 교과부는 기본계획을 바탕으로 내년 3월까지 관계부처, 지자체 등과 협의를 거쳐 과학벨트 기본계획 시행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다.
◇가속기, 기초연 수장 선정도 마무리= 과학벨트의 핵심시설인 기초과학연구원과 중이온가속기의 수장도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오세정 초대 기초과학연구원장은 “기초과학연구원을 정부 연구소의 새로운 모델로 만들겠다”며 “우수과학자의 직장 선호도 1위, 노벨상수상 및 근접 과학자 최대 배출기관이라는 목표를 세웠다”고 말했다. 기초과학연구원은 오는 2017년까지 50개 연구단이 단계적으로 설치·운영된다. 연간 예산은 7000억원 규모다.
중이온가속기 구축사업 단장에는 김선기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가 선정됐다. 김 교수는 지난 25년 간 해외 입자가속기를 사용한 여러 연구에 참여한 고에너지물리(핵·입자물리) 분야의 전문가다. 신임 단장은 이달 중 사업단을 구성하고 중이온가속기 상세설계에 들어갈 예정이다.
◇풀어야할 문제도 산적=가장 큰 문제는 거점지구 부지매입비 분담 문제다. 기본 계획에 따르면 ‘기초과학연구원과 중이온가속기 부지매입비는 거점지구 개발 사업시행자·지자체 등 유관기관과 지속적으로 협의’한다고 명시됐다.
정경택 과학벨트기획단장은 “재정당국에서 부지매입비를 명확히 하자는 얘기가 있었다”며 “하지만 부지매입비는 토지 규모가 나와야 산정이 가능해 추후 시행계획에 반영키로 했다”고 말했다. 따라서 당초 기본계획을 통해 결론날 것으로 예상됐던 부지매입비는 또 다시 내년으로 미뤄졌다. 대전시와 지역 일부 정치권은 과학벨트는 국책사업으로 부지매입비는 정부가 부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기초과학연구원 산하 50개 연구단의 우수 연구인력 확보도 문제다. 기초과학연구원은 당장 내년에 25개 연구단을 구성할 예정이다. 필요한 인력만 1500명이다.
기초과학연구원 관계자는 “기존 출연연과의 연계를 위해 출연연과 대학에 연구원 파견근무를 제안했는데 출연연에서 대부분 거부의사를 보였다”고 말했다. 출연연에서 우수 연구원을 뺏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기본계획에서는 내년 과학벨트 예산을 4100억원으로 잡았으나 국가과학기술위원회는 심의에서 예산을 2100억원으로 삭감했다. 삭감된 예산이 국회에서 확정되면 당장 내년 25개 연구단 구축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다.
<표>과학벨트사업 추진 경과
2008.2: 인수위 TF에서 과학벨트 조성방안 마련
2009.1.13 :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종합계획’ 확정(제29회 국과위)
2011.1.4 : 특별법 국회 통과(2010.12.8) 후 공포
2011.4.7 :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위원회 구성
2011.5.16 : ‘과학벨트 조성사업 추진계획’ 확정(과학벨트위원회)
2011.6~10 : 기본계획 수립 위해 전문가로 분야별 워킹그룹 구성〃운영
2011.8.10 : ‘과학벨트협의회’ 구성 및 운영(월 1회 개최)
2011.11.21~28 : ‘과학벨트 기본계획(안)(2012~2017)’ 관계부처 협의
2011.11.25 : ‘과학벨트 기본계획(안)(2012~2017)’ 공청회 개최
2011.12.2 : ‘과학벨트 기본계획’ 확정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