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총수 일가의 횡령 및 선물투자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중희 부장검사)는 1일 최재원(48) SK그룹 수석부회장을 피내사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최 부회장은 SK 계열사들이 창업투자사 베넥스인베스트먼트(이하 베넥스)에 투자한 일부 자금을 돈세탁을 거쳐 빼돌린 뒤 선물투자 또는 투자손실 보전에 전용한 과정을 사실상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SK 계열사 압수수색과 계좌추적 등을 통해 SK 자금이 베넥스를 통해 총수 일가의 선물투자로 연결된 자금 흐름을 상당 부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베넥스 임직원 조사를 통해 SK 총수 일가가 횡령 과정에 관여했다는 일부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 부회장을 상대로 SK 자금을 빼내 선물투자 등에 사용하도록 지시했는지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하지만 최 부회장은 이 같은 혐의를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부회장은 "SK 계열사들이 베넥스에 투자한 것은 정상적인 경영활동의 일환이며, 지인들과 개인적으로 자금거래를 한 사실은 있지만 베넥스 투자금을 빼내 선물투자에 사용하도록 지시한 사실은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SK그룹 18개 계열사가 베넥스에 투자한 2천800억원 중 1천여억원이 베넥스 대표 김준홍(46.구속)씨의 차명계좌와 베넥스 관계사를 통한 자금세탁 과정을 거쳐 SK해운 출신인 김원홍(50.해외체류)씨에게 흘러들어간 사실을 확인했다.
김원홍씨는 최 부회장의 형인 최태원(51) SK그룹 회장의 5천억원대 자금을 받아 선물에 투자했다가 3천억원대 손해를 본 인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또 김준홍씨가 최 부회장이 차명 보유한 비상장 주식 6천500여주를 액면가의 700배인 주당 350만원에 사들이는 과정에서 최 부회장의 압력이나 지시가 있었는지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베넥스와 투자업체 관계자를 중심으로 증거 확보에 주력해온 검찰은 지난달 28일 SK그룹 지주회사인 SK홀딩스의 재무책임자(CFO)인 장모 전무 등을 불러 최 회장 형제가 베넥스에 계열사 자금을 투자하고 자금 중 일부를 횡령하는 데 관여했는지 조사한 바 있다.
이날 오전 서초동 서울검찰청사에 출두한 최 부회장은 심경을 묻는 취재진에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짤막하게 답했다.
검찰은 이날 밤늦게까지 최 부회장을 조사한 뒤 추가 소환 및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며, 그 이후 최태원 회장의 조사 필요성을 검토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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