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이 남미 시장을 뚫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문화적 차이로 인한 현지화의 어려움뿐 아니라 20%가 넘는 높은 관세, 복잡한 유통경로도 장애물이다. 정부기관 등의 도움을 받아 남미 수출을 타진해도 일회성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내 모바일 중소기업이 남미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코발트레이(대표 전경탁)는 30일 에콰도르 현지에 스마트패드 조립 공장을 짓기로 하고 부품 수입시 통관 면세와 자금 지원을 에콰도르 정부에 약속받았다고 밝혔다. 현지 기간통신사업자 민텔(Mintel)에 10세 이상 청소년 교육용으로 쓰일 초도물량 5만대(600만달러) 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전경탁 코발트레이 대표는 “중국에서 선전에서 생산한 부품을 에콰도르 공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라며 “‘메이드인 라틴’ 제품으로 생산하게 되면 4억명 규모의 이머징마켓 남미 전체와 멕시코, 스페인에까지 관세 장벽이나 문화적 이질감 없이 수출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남미 지역 PC 시장이 채 성장하기도 전에 스마트패드로 대체되는 비율이 높아, 모바일업계엔 더없이 매력적인 시장이다. 스마트패드 사용률이 18%로 6개 대륙 중 가장 높다.
코발트레이가 이번에 수출키로 한 스마트패드는 8인치 안드로이드 기반 ‘레이 패드’. 진저브레드를 탑재하고 512MB 메모리와 1.2㎓ CPU를 탑재한 보급형이다. 가격은 168달러로 199달러대인 동급 사양의 ZTE·아수스 등 중국산 제품보다 더 싸다. 향후 교육용뿐만 아니라 에콰도르소프트웨어산업협회(AESoft) 120여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확대할 계획이다.
제품 현지화를 위한 연구개발 인력도 산학협력을 통해 양성키로 했다. 이르면 내년부터 한국항공대학교와 협력을 통해 에콰도르 대학생에 모바일 컴퓨팅 분야 교육 기회를 제공해 현지 기술센터에서 일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
코발트레이는 현지 조립공장을 자사뿐 아니라 다른 국내 모바일 중기에도 적극 개방해 남미 시장의 교두보로 삼을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라파엘 꼬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이 한국식의 빠른 IT산업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어 에콰도르를 전진기지로 한 국내 기업의 남미 진출이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