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기획, 디자인, 제조 등을 모두 한국에서 처리해 글로벌 시장 넘버원에 도전하는 기업이 있다. 이 회사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많게는 80%에 이른다.
산업용 모바일 컴퓨터 제조업체 블루버드소프트(대표 이장원)는 원래 소프트웨어 개발사로 출발했지만 하드웨어 분야에서 최강자 자리에 올랐다. 1995년 창립 이후 16년 동안 블루버드의 ‘자기파괴’는 끊임없이 이어졌다.
블루버드소프트의 주력은 모바일 컴퓨터다. 일반인에게 생소하지만 일반 PDA 및 스마트폰과 비교해 특수하고 거친 산업시장에서 요구되는 휴대성, 용량, 높은 확장 및 견고함이 특징인 통신 단말기다.
전통시장인 물류, 유통 산업에서 인건비 절감 및 업무 효율성 향상 효과가 입증되면서 최근 경찰청, 철도청, 항공사, 레스토랑, 방문교육 등 기업과 정부기관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모바일 컴퓨터 주요 성능인 데이터 정확성과 보안성, 실시간 전송 처리가 모든 업무에 필수화되고 있어 시장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루버드는 1998년 PDA 제조 판매로 주력 사업을 바꾼 지 5년 만인 2003년부터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모토로라 등 글로벌 기업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이룬 성과다.
2005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해외진출을 추진, 유럽 등에서 이미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2009년 수출액 3000만달러, 매출액 530억원을 달성, 2008년 대비 각각 135%, 40%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고 2010년에는 수출액 5000만달러 매출액 780억원을 달성, 전년 대비 수출액 63%, 매출액 47% 성장세를 보였다.
현재 블루버드는 매출 80%를 수출로 채우는 등 2009년부터 세계 시장 점유율 6위를 차지하고 있다.
블루버드의 이러한 경쟁력은 품질제일주의가 바탕이 됐다. 상품 기획은 물론이고 디자인 단계에서부터 이장원 대표가 꼼꼼히 챙긴다. ‘다품종 소량 생산’ 원칙을 바탕으로 시장 접점을 늘리는 한편 성남에 위치한 공장에서 직접 관리해 제품을 출하, 완성도를 높였다.
블루버드는 앞으로의 10년이 지나온 10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산업용 모바일 컴퓨터 시장은 10년 후 3배 이상 클 것이란 기대다. ‘산업용’이라는 단어의 한계가 있을 뿐이지 레져, 군용 등 적용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특히 스마트폰의 대중적 확산이 오히려 다양한 분야에 모바일 컴퓨터의 확산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모바일 컴퓨팅에 대한 인식수준이 높아져 산업, 공공, 레져 등 각 분야에 맞춤한 단말기가 더욱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남미, 아프리카 등 아직 개척되지 않은 시장 역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보고 있다.
*이장원 블루버드소프트 대표
“중장기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을 좋아합니다. 먼 미래를 보는 것이 결국 영속하는 비결이 되더라고요.”
이장원 블루버드소프트 대표는 “반짝이는 아이디어보다는 길게 보는 사업전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참신함’이 보통의 벤처기업에 요구되는 덕목인 것을 생각하면 반대편에 선 이야기다.
대신 이 대표는 ‘디테일’과 ‘꼼꼼함’을 무기로 내세웠다. 하드웨어 단말을 제조하는 회사에 이것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는 생각이다. 블루버드의 제품은 성능, 디자인 마감 등에서 철저한 검수를 받는다. 특히 디자인은 이 대표가 기획 단계에서부터 직접 챙긴다. 스스로 “처음부터 못살게 군다”고 표현할 정도니 그 깐깐함이 느껴진다.
블루버드는 앞으로 군용, 레저 등 지금까지와 조금 벗어난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볼 계획이다. 통신발전과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시장의 트렌드와 체질이 바뀐 만큼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이 대표는 “승용차가 발전한다고 해서 지게차, 포클레인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 모바일 컴퓨터 시장은 30%정도 밖에 개척되지 않았다”며 자신감을 표시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