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정책금융기관장들이 자사 스타트업·중소기업 지원책을 알리기 위해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이 내년 기조를 중소기업 금융 지원 확대로 잡으면서 이를 활용하려는 중소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기관장들은 최근 김석동 금융위원장의 ‘중소기업 현장방문’에도 동행, 중소기업 대표들에게 자사 제도 활용을 적극 권유했다.
진영욱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온랜딩 제도’ 알리기에 주력했다. 이 제도는 독일부흥은행(KFW) 대출제도를 따온 것으로 공사가 지난 2009년 국내에 도입했다. 정책금융공사가 자금 공급을, 기업·산업·국민·우리·신한·하나은행 등이 중개금융기관을 맡아 여신심사와 대출·사후관리를 담당한다. 중개금융기관이 요청하면 공사가 신용위험을 분담해 안정성을 높였다. 도입 초기 중견기업에만 혜택이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와 달리 지방 중소기업이 활발하게 활용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진 사장은 “온랜딩 제도는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0.7% 싸고, (대출) 기간도 길다. 올해 3조~3조5000억원에서 내년에는 4조5000억원대로 더 늘릴 것”이라며 적극적으로 활용해달라고 당부했다.
안택수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은 중소기업 대표들에게 ‘온라인 대출 장터’와 ‘일석e조보험’ 활용을 권유했다. 올 초 도입한 온라인 대출 장터는 중소기업이 가장 싼 금리를 제시하는 은행을 직접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안 이사장은 “올 1월에 장터를 설치해 지금까지 1조3000억원을 대출했는데 금리가 묘하게 떨어져 0.5%나 내려갔다”고 설명했다. 일석e조보험은 매출채권에 대한 판매위험보장과 자금조달을 지원한다.
조준희 기업은행장은 창업대출 관련 상품을 적극 홍보하고 나섰다. 조 행장은 “지난해 4월 창업대출을 시작했는데 3200건, 1900억원이 나갔다. 전국 620개 점포에 창업지원센터를 만들었으니 많이 활용해달라”며 “내년 2월부터는 중소기업청과 총 800억원을 조성, 청년 창업대출도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국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은 창업 지원 특례 규정 등을 적극 이용할 것을 권유하며 스타트업의 상담사를 자처했다. 김 이사장은 “창업 지원 특례 규정이 있으니 기술만 인정되면 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며 “어려워 말고 지점을 찾아달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내년 2월까지 금융지원 애로사항을 전담하는 사이트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 사이트는 중소기업 금융과 관련해 창업에서 성장과정, 구조조정 과정 등 전과정을 일목요연하게 담는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내년 2월말까지 이 사이트가 정책금융공사에 개설되도록 작업지시를 했다”고 말했다.
박창규기자 k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