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교수들의 연구비 전용과 횡령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별다른 죄의식도 없이 저지르는 교수도 제법 많다. 투명하고 바르게 쓰는 교수가 되레 이상하게 보일 정도로 연구비 관련 비리가 대학에 만연했다.
어제 광주전남 지역 대학 일부 교수들의 비리가 적발됐다. 연구비와 기자재 구입대금 부풀리기, 허위 청구, 차명계좌 계설 등 온갖 수단이 동원됐다. 심지어 학생에게 갈 성과까지 뺏은 교수도 있었다. 과연 이 지역 대학만의 문제일까. 전국 어느 대학이나 이런 비리가 판을 친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어제 이러한 비리를 막기 위한 제도 개선안을 내놨다. 내년부터 연구비를 거짓으로 타내거나 횡령하면 최고 5년까지 지원 대상이 될 수 없도록 관련 법령을 개정한다. 표절 등 부정행위를 막기 위한 ‘연구윤리지침’도 만든다. 비리 교수들을 움츠리게 만들 제도 개선이다. 그렇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쉽지 않을 것이다.
‘자유당’ 때나 있을 법한 비리가 지금도 끊임없이 발생하는 이유를 살펴봐야 한다. 연구비 비리는 이를 저지른 교수뿐만 아니라 학생들까지 도덕불감증에 물들게 한다. 학생들은 비리를 알아도 지도 교수가 칼자루를 쥐고 있기에 입을 막는다. 용기 있는 학생이 불이익을 감수하고 폭로해도 ‘은사를 배신한 학생’ 낙인이 찍힌다. 비리교수에게 가야할 낙인이 엉뚱한 곳에 찍힌다.
실정법과 규정에 따른 강력한 처벌과 제재도 필요하지만 비리 교수가 해당 연구 분야는 물론 대학가에 발을 붙일 수 없는 문화 정착이 더 필요하다. 비리가 언제든 드러날 수 있으며, 그 순간 교수직은 물론이고 그간 쌓은 명성도 먹칠한다는 점을 확실히 알게 될 때 비리 유혹에 넘어가지 않는다. 향후 제도 개선의 방향도 여기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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