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 티구안은 2007년 가을 처음 출시된 후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70만대 이상이 판매됐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현재로선 ‘가장 성공한 콤팩트 SUV’ 중 하나로 꼽힌다. 티구안은 완벽하게 신차라고 할 수는 없지만 실내외 디자인과 규격을 바꾸고 성능까지 개선, 상품성이 더욱 높아졌다.
2008년 처음으로 국내에 소개된 티구안은 ‘똑똑한 SUV’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었다. 당시만 해도 우리에게 생소했던 ‘자동주차’ 기능을 탑재한 것이 핵심이었다. 수년이 지나, 이제는 국산차도 비슷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신형 티구안은 주차 실력을 한층 연마해 나타났다.
새로이 적용된 ‘파크 어시스트 2.0’은 앞뒤로 25㎝ 간격만 주어지면 평행 주차를 해낸다. ‘탈출 기능’까지 제공하기 때문에 좁은 주차 공간에서도 힘들이지 않고 차를 빼낼 수 있다. 이전에는 평행주차만 가능했지만 이제는 T자 주차도 지원한다. 주차 기능의 작동상황을 보여주는 계기판 액정도 보기 좋게 업그레이드됐다.
‘더 똑똑한 SUV’가 되어 돌아온 신형 티구안의 면모는 ‘피로 감지시스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운전 패턴 감시를 통해 운전자의 피로도를 분석하고, 필요하다면 운전자에게 휴식을 제안한다. 변속기의 ‘코스팅 모드’는 특정 상황에서 스스로 기어를 중립에 넣어 불필요한 연료 소모를 줄여준다.
2.0리터 디젤엔진을 탑재한 신형 티구안의 공인 연비는 18.1㎞/L다. 데뷔 당시 연비가 12.2㎞/L에 불과했던 것을 생각하면 깜짝 놀랄 만한 변화다. 2011년형 모델부터 7단 DSG 변속기를 적용하면서 15.0㎞/L로 높아지긴 했지만, 이번에는 엔진 스타트-스톱 시스템이 시선을 끈다. 에너지 회생시스템 등 폴크스바겐의 효율 향상 기술인 ‘블루모션 테크놀로지’ 적용으로 연비 또한 향상시켰다.
그러면서도 140마력의 엔진 최고출력과 1750rpm부터 발휘되는 32.6㎏·m의 최대토크는 데뷔 때와 달라진 것이 없다. 바꿔 말하면, 충분한 동력성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이와 같은 효율 향상을 이루었다는 얘기다.
재래식 6단 자동변속기를 쓰던 시절과 비교하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10.7초에서 10.2초로 오히려 단축됐다. 든든한 주행 안전장비라 할 수 있는 폴크스바겐의 4륜구동 시스템 ‘포모션(4Motion)’ 탑재도 여전하다. 날이 추워지고 노면이 미끄러운 상황을 자주 맞게 되면 효용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외관은 폴크스바겐의 새로운 패밀리 룩을 따라 앞뒤 모습을 바꾸는 수준의 변화를 거쳤다. 형뻘 SUV인 신형 투아렉처럼 시원시원해진 얼굴에서는 LED를 점점이 박아 주간 주행등을 구성한 헤드램프 세련미가 돋보인다. 측면은 배바지를 입은 듯했던 하단 보호대를 끌어 내리고 벨트처럼 보이는 금속 장식을 추가해 기존 티구안보다 늘씬한 라인을 뽐낸다.
6.5인치 터치스크린과 한국형 3D 내비게이션 등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넣은 실내는 6세대 골프의 부품들과 새롭게 추가된 금속 장식들, 비엔나 가죽 스포츠 시트 적용으로 이전보다 고급스럽게 보이는 데 성공했다. 그보다도 매력적인 것은 티구안이 본래부터 갖고 있었던 완성도다. 겉멋에 치중하지 않고 실제 쓰임새를 고려한 디자인과 설계가 차를 타면 탈수록 깊은 만족감을 느끼게 한다. 독일 차, 그 중에서도 유럽 최대 자동차메이커인 폴크스바겐의 저력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티구안(Tiguan)’이라는 차명은 출시 전 인터넷 공모를 통해 선정된 것으로, ‘호랑이’와 ‘이구아나’를 조합한 것이다.
민병권기자 bkmin@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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