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포커스]손가락 길이에 담겨진 비밀

Photo Image

 연예인에 환호하는 팬들을 보면 한 가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남자 팬보다는 여성 팬, 그것도 젊은 여성이 절대적으로 많다. 일반적으로 남성보다는 여성, 같은 여성이라도 중장년층 여성보다는 청소년층이 스타를 더욱 좋아한다.

 그렇다면 사람의 외모로 스타를 좋아하는 사람인가를 구분하는 방법이 있을까? 있다. 손가락 길이를 통해 스타 선호도는 물론 성격, 질병, 운동능력, 모험선호 경향 등 인간의 다양한 성향이나 행동을 알 수 있다.

 ◇둘째손가락 길면 스타숭배 성향 커=허행량 세종대교수는 최근 ‘성격과 개인차이’라는 저널에 ‘손가락비율과 스타숭배’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넷째 손가락에 비해 둘째손가락이 길면 길수록 스타를 좋아하는 것은 물론 심지어 숭배하는 성향이 강하다. 이 같은 경향은 남성보다는 여성일수록 강하다. 여성의 경우 둘째손가락이 넷째 손가락보다 길면 길수록 스타를 숭배하는 성향이 강하게 나타났다.

 허 교수는 서울시내 중학생 106명을 대상으로 지난 5월 스타를 숭배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스타태도지수(CAS:celebrity attitude scale)’와 손가락비율을 측정했다.

 측정결과 결과 남학생보다는 여학생이 스타숭배 성향이 높았다. 이 같은 경향은 넷째 손가락길이에 비해 둘째손가락 길이가 상대적으로 길수록 강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손가락 비율과 스타숭배 성향은 여성의 경우에만 유의미하며 남성의 경우 의미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남성 손가락 비율은 넷째 손가락이 둘째손가락에 비해 길었지만, 여성은 상대적으로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허 교수는 같은 저널 9월호에 ‘손가락 비율과 폭력적 오락물에 대한 선호도’라는 주제의 논문도 내놓았다. 이 논문에서는 손가락 비율이 액션과 멜로영화, 비디오게임, 스포츠, 드라마, 음악 등 다양한 연예오락물에 대한 개인의 선호를 결정한다는 것을 밝혔다. 즉 둘째손가락에 비해 넷째 손가락이 긴 사람이 남녀를 가리지 않고 폭력물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테스토스테론과 에스트로겐 비율이 원인=과학자들은 손가락 비율이 성격, 성적 성향, 직업선택, 직업에서 성공여부, 연봉, 비만 등 건강이나 질병, 신뢰성, 수학과 언어과목 선호도, 운동능력, 모험선호 경향 등 인간의 다양한 성향이나 행동을 좌우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손가락 길이 비율은 임신기간 중 태아가 노출된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과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비율에 따라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남성은 검지보다 약지가 길고 여성은 반대다. 미국 하워드 휴즈 의학연구소 마틴 콘 박사는 남성의 약지는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 수용체가 있기 때문에 검지보다 길고, 여성은 검지에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 수용체가 있기 때문에 약지보다 길다는 사실을 밝혔다. 쥐 배아 실험에서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 수용체 신호를 차단하면 4번째 손가락보다 2번째 손가락이 긴 여성의 손가락 길이의 비율이 나타나고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 수용체를 차단하면 그 반대인 남성의 손가락 길이의 비율이 나타났다. 테스토스테론을 추가로 주입했을 땐 슈퍼 남성, 에스트로겐을 더 주입하면 슈퍼 여성의 손가락 길이 비율이 나타난다.

 이 같은 손가락 비율은 인간의 성향이나 사고는 물론 행동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왼손보다는 오른손 손가락을 통해 보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세계 과학자들은 손가락비율을 통해 인간의 성향이나 행동을 어디까지 예측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Photo Image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