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KT, 유선망 개방과 대가 산정 등 설비 개정 놓고 `충돌`

 방송통신위원회와 KT가 광케이블 등 유선망 필수 설비 제공 범위와 대가 산정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방통위는 후발사업자와 경쟁을 촉진하고 효율적 자원 사용을 위해 설비제공 의무 사업자 설비 제공 범위를 확대하는 등 전기통신사업법(전기법) 일부를 개정할 방침이다. KT는 이에 대해 과도한 규제로 유선망 투자를 위축하고 정책 일관성 면에서 맞지 않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방통위는 규제 강화 차원에서 ‘전기법’ 제35조 ‘설비 등의 제공조건 및 대가산정기준’ 일부 조항을 개정하는 등 제도 개선을 추진 중이라고 22일 밝혔다. 이미 잠정 개정안을 수립해 오는 25일 공청회를 열 계획이다.

 제도 개선안에 따르면 설비 의무제공 대상에서 제외했던 2004년 이후 구축된 광케이블 제공 범위를 전면 확대키로 했다. 예비율도 운영회선의 35%에서 20%로 줄일 계획이다. 필수 설비 사업자와 임대 사업자의 초미의 관심사인 대가 산정과 관련해서도 인입 50m, 비인입 구간은 폐지하는 형태로 대가를 크게 낮출 방침이다.

 이외에도 다수 모호했던 필수 설비 개념을 명확하게 법적으로 강제했다. 이재범 방통위 과장은 “광케이블 제공 범위 확대와 설비 제공 기준 완화를 골자로 일부 고시를 개정할 방침”이라며 “지난 7년 동안 설비 관련 고시안은 전혀 개정이 이뤄지지 않아 후발 사업자 불만이 높았고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개정안이 알려지자 KT는 강하게 반발했다. 유선망에서 사실상 유일한 설비 제공 의무사업자인 KT를 겨냥한 조치이기 때문이다. 개정안이 원안대로 추진된다면 KT 입장에서는 2004년 이후 구축한 광케이블 설비를 전면 개방하고 대가 기대 수익도 20% 이하로 떨어진다. 예비율도 축소되면서 유선망 사업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KT는 정책 일관성을 훼손하고 과도한 규제로 유선망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입장을 방통위에 전달했다. 특히 설비 제공 제도 개선은 기술 사안이 많고 사업자 간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되는 만큼 충분한 논의 과정이 필요하지만 전혀 사전 협의가 없었다고 반발했다.

 KT 측은 “설비 의무제공 사업자는 제도 개선 당시 회선 설비 점유율이 58%로 유의미했지만 지금은 초고속 인터넷 43%, 전용회선 39%로 떨어져 오히려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또 차세대망 투자 촉진을 위해 2003년 개정 당시 광케이블을 필수 설비에서 제외했는데 막대한 투자를 감행해 인프라를 구축한 상황에서 이를 갑자기 뒤집는 것은 정책 일관성에서도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사유 재산권 침해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법적 대응을 준비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KT 측은 나아가 “설비 무단 사용에 따른 피해는 KT는 물론이고 결과적으로 이용자에게 돌아갈 수 있다”며 “설비 공동 구축 제도 등 설비 관련 제도의 전반적인 수정이 불가피하며 정책 방향을 잘못 잡고 있다”고 반박했다.

 방통위는 KT 반발이 거세지자 부랴부랴 오는 25일 설비제공 고시 개정 관련 공개 간담회를 개최키로 했다. 이 자리에는 중앙전파관리소, 연구기관(ETRI), 제공사업자(KT), 이용사업자(SK, LG, SO 등)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표> 고시 개정안 주요 내용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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