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없는 매각명령` 법적 근거는

금융위 "은행법상 조건없는 매각명령만 가능"

"매각명령 취지는 `대주주 지위 박탈`에만 초점"

론스타펀드에 대해 외환은행 초과지분을 강제매각하라고 명령한 금융위원회의 18일 결정은 은행법에 근거를 두고 있다.

현행 은행법은 `사회적 신용요건`에 문제가 발생해 대주주로서 자격을 상실한 경우 론스타 같은 사모투자펀드는 은행 지분의 10%를 넘겨 보유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론스타는 외환은행 지분 51.02%를 보유한 최대주주였지만, 2003년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지난달 고등법원 파기환송심에 대한 재상고 포기로 유죄가 최종 확정되면서 대주주 자격을 잃었다.

이에 따라 사회적 신용요건에 중대한 결함이 발생, 10%를 초과한 41.02%에 대한 의결권 행사가 중지됐다. 은행법은 이 같은 한도초과지분에 대해선 금융위가 강제매각을 명령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문제는 법에 `강제매각`이 언급돼 있을 뿐 매각의 방식과 관련해선 일언반구조차 없다는 점이다.

한도초과지분에 대한 강제매각을 규정한 은행법 제16조의4 제5항은 "한도초과보유 주주 등이 명령(대주주 자격 충족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엔 6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해 초과 보유하는 은행의 주식을 처분할 것을 명할 수 있다"라고만 써놨다.

이를 두고 금융권 안팎에선 구체적인 방식이 규정되지 않았으니 론스타가 하나금융과 맺은 외환은행 주식 매매계약을 이행하는 것도 강제매각의 범주에 포함된다는 견해와 금융위가 징벌적 성격을 띤 구체적인 방식을 재량으로 정해 강제매각을 명령해야 한다는 견해가 팽팽히 맞섰다.

이처럼 첨예한 쟁점에 대해 금융위는 법에 없는 조건을 정부가 만들어 붙일 순 없다는 판단을 내리면서 네 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첫째, 은행법에 따라 대주주 자격을 심사하고 대주주 자격을 잃었을 때 주식처분을 명령하는 취지는 오로지 `부적격자 배제`에 맞춰져 있다는 점을 들었다.

2002년 은행법이 개정될 당시 국회 검토보고서와 심사보고서를 보면 "10% 초과 보유시 금융감독위원회(현 금융위) 승인을 얻어 가능하도록 하고, 그 자격요건을 강화하고 있으며 승인 이후에도 자격유지 여부를 사후 심사해 부적격자를 배제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돼 있다.

다시 말해 주식처분 명령의 목적은 부당하게 보유한 초과지분을 처분하도록 강제함으로써 대주주 자격을 박탈하는 데 있을 뿐, 초과지분을 어떻게 처분할지에 대해선 특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둘째, 과거 사례도 이를 뒷받침한다는 게 금융위의 설명이다.

은행법과 체계가 비슷한 보험업법을 적용, 당국의 승인을 받지 않은 보험회사 대주주에 대해 초과지분(41.5%)을 매각하도록 명령했던 게 대표적이다.

지난 6월 공정거래위원회가 계열사 간 출자금지 규정을 어긴 프라임개발㈜에 동아건설산업㈜에 대한 처분 명령을 내렸던 것이나 자회사의 금융손자회사 지배금지 규정을 어긴 SK네트웍스에 대한 처분 명령을 내렸던 것도 별도의 조건이 붙지 않았다.

금융위는 "주식시장에서 대량보유 보고의무(이른바 `5% 룰`)를 위반해 시장에서 처분하도록 조건을 붙인 사례가 있었지만, 당시엔 적대적인 인수합병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었고, 조건을 붙여도 당사자의 권익을 크게 침해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사안과 성격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셋째, 외국의 사례를 봐도 미국에선 법을 위반한 주주 등이 스스로 해당주식을 처분하도록 했지만 별도 조건은 붙이지 않았으며, 영국에서도 적격성을 갖추지 못한 은행 주주에 대해 법원에 주식 처분을 신청해 처리하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금융위는 매각명령에 장내 매각 같은 조건을 붙일 경우 처분 물량이 너무 많다는 점을 꼽았다.

역대 처분명령 사례 가운데 최대 규모인 외환은행 주식 2억6천500만주를 시장에서 팔려면 최근 3개월간 하루 평균 외환은행 주식 거래량(140만주)을 고려할 때 명령이행 기한(최장 6개월) 내 처분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단기간 대량 매도로 주가가 크게 하락, 7만4천명에 달하는 지분율 0.01%미만 소액주주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금융위는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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