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땐 국내외 안전판 작동…최악은 피할 듯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이율 송혜진 기자 = 부채위험은 한국 경제에 심각한 부담거리다.
세계 경제 불황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부채로 말미암아 내수가 위축되면 국내 경제가 입게될 타격은 만만치 않다.
그러나 지나치게 비관할 필요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내년에 수출이 둔화하지만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나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재정건전성이 상대적으로 좋은 편이어서 필요하면 돈을 풀어 경기부양에 나설 수도 있다. 기준금리를 내릴 여지도 있다.
한-중, 한-일 통화스와프 한도 확대로 외환시장의 안전판을 마련한 것도 긍정적이다.
◇한국 경제에 수출이 희망
부채 부담은 투자와 소비 등 내수를 누른다.
LG경제연구원은 2012년 경제전망보고서에서 "내년에는 정책 당국의 부채 축소 노력이 강화될 것이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경기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밝혔다.
특히 가계의 부채는 소비성향을 낮춘다. 부담스러운 수준의 부채를 가진 가계가 적극적으로 소비에 나서기 어렵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 윤창용 연구원은 14일 "2006년부터 6년간 민간소비 증가율은 경제성장률을 밑돌았다. 가계의 소비는 거의 한계에 도달했다"고 진단했다.
국가부채는 경제성장의 또 다른 동력인 재정지출을 제한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은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작년기준 33.5%로 양호한 편이지만 그 규모가 2008년 309조원에서 2011년 435조5천억원(2011년 예산)으로 크게 늘어 재정지출 확대가 부담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 경제가 비관 일색인 것은 아니다.
내년에 한국의 수출이 둔화할 가능성이 크지만, 선진국보다는 양호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아시아의 내수시장이 성장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HMC투자증권은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내년에는 아시아 신흥공업국이 양적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다. 중국의 1차ㆍ2차 가공품 수요가 확대돼 한국 수출경기가 2011년보다 호전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대(對) 선진국 수출이 감소하면 아시아 국가가 수출의존 일변도에서 탈피해 내수확대에 나설 것이다. 선진국보다 재정상태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아시아 정부가 재정정책을 쓸 여지는 충분하다"라고 예상했다.
신한금융투자, 키움증권 등도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신흥국이 내수확대 정책을 통해 고성장을 유도할 것이며 이는 한국의 수출경기의 버팀목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 세계경제 회복 가능성
내년도 하반기에는 세계경제도 충격을 극복하면서 점점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한화증권은 내년 시장전망 보고서에서 "미국은 우려보다는 기대로 바라보고 있다. 미국 기업의 투자증가가 2분기 이후 소비 증가로 연결될 것이다"고 예상했다.
위기 때 기업들은 IT 중심의 초기투자→산업장비와 운송장비 투자→고용 확대 등 순서를 밟는데 현재 미국 IT투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단계에 있다는 것이다.
미국 경제가 자생적인 경기 회복에 성공해 하반기부터 잠재성장률을 넘어서는 경기확장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상재 현대증권 경제분석부장은 "노동생산성 향상과 수출 호조로 미국 기업이익이 빠르게 증가해 기업이 인건비와 투자 지출 확대에 나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업의 양호한 이익이 지출로 연결되려면 유로존 재정위기와 경기침체 공포가 완화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럽의 재정위기가 실물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 명확하지만, 유럽지역이 마이너스 성장은 피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내년도 유럽 성장률 전망치는 삼성경제연구소 0.8%, LG경제연구원 1.0%다.
김재홍 신영증권 선임연구원은 "일방적인 디폴트가 발생하면 금융기관의 손실이 너무 크기 때문에 유럽국가들이 유로존 해체와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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