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폰’ ‘아이패드’ 등으로 대표되는 스마트 기기들이 국내에 빠르게 보급되면서 이 기기들이 국내 IT 산업에서 갖는 의미와 이로부터 파생된 비즈니스 기회가 새롭게 조명 받는다. 제조업이 주도했던 IT 산업 구도가 향후 ‘소프트 파워’ 중심으로 재편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가장 강한 듯하다. 애플과 구글 등이 운용체계(OS) 기반 플랫폼을 장악한 후 콘텐츠·소프트웨어(SW) 산업에 눈을 돌려 거대한 생태계를 구축했음을 볼 때 세계 IT 산업의 구도가 SW 중심으로 이동하는 게 분명해 보인다.
국내 스마트 기기 보급대수는 2009년 말 아이폰이 처음 출시된 이래 가파르게 증가해 스마트 기기와 연계된 국내 콘텐츠·SW 산업 발전의 밑거름이 됐다. 한 증권사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보급대수는 내년 말까지 각각 64%, 179% 증가해 3570만대, 147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관련 콘텐츠·SW 산업 발전 역시 눈에 띈다. 전자책 시장의 경우 지난 1분기 스마트폰과 태블릿PC 판매 급증에 따라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6.4배 이상 급증했다. 스마트 기기, 솔루션의 등장과 함께 스마트홈, 스마트오피스, 스마트그리드를 활용한 스마트 가전제품 등 일상생활 혁신과 관계된 고성장 신사업 분야가 등장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국내 SW 산업은 글로벌 업체에 비해 규모나 경쟁력 면에서 매우 열악하다. SW 산업의 영세한 사업 규모, 낮은 전문화 수준, 부족한 기술력·인력은 고질적 문제로 지적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9개국 중 국내 SW 산업 경쟁력은 14위에 불과하다. 산업규모와 효율성에서 OECD 평균에 못 미친다. 연구개발(R&D) 투자 실적 역시 미미해 2010년 국내 1623개 SW 기업의 투자가 2009년 마이크로소프트 투자액의 7.5%에 머물렀다.
애플·구글 발 스마트 혁명이 세계 IT 지형도를 소프트 파워 중심으로 재편하면서 국내 SW 산업 경쟁력 제고는 글로벌 IT 업체들의 공략을 방어하기 위한 필수 요소일 것이다. 무엇보다 국내 SW 사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중소업체와 대기업 간 상생구도가 절실하다.
이미 KT는 토종 SW 산업 육성을 통한 선순환 생태계 구축을 위해 ‘3행 전략’을 선포했다. 이 전략의 핵심은 대기업의 하도급 업체에 머물렀던 SW 사업체의 위치를 격상시키고, SW ‘제값 주기’로 벼랑 끝에 내몰린 산업계의 수익성을 제고하는 것이다. 그간 대기업과 SW 업체 사이의 대가 지불이 임직원의 임금을 기준으로 이루어졌다. 앞으로는 ‘가치 구매’라는 새로운 산정 기준으로 SW 기술에 대한 적정한 대가를 지급한다.
이밖에도 개별 구매자와 판매자가 자발적으로 KT 플랫폼에 들어와 자신의 콘텐츠나 SW를 판매할 수 있는 오픈마켓 플랫폼을 제공할 예정이다. 소셜그래프 등을 활용해 개인의 구매 이력이나 성향을 기반으로 한 추천 기능을 강화하는 등 콘텐츠·SW 제공업체 간 거래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KT는 클라우드·모바일·소셜 기능 등을 오픈마켓과 연계함으로써 국내 콘텐츠·SW 개발업체와 소비자 간 거래를 활성화하고, 가치 기반 SW 산업 육성에 이바지할 방침이다.
세계적인 스마트 혁명에서 한국이 주도적 역량을 발휘하려면 국내 SW 업체의 자체 역량 강화뿐 아니라 대기업 주도 혁신 역시 중요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상생구도를 형성해 국내 SW 산업의 역량을 강화하고, 세계적 수준의 SW 상품 개발을 주도해야 한다. 세계적으로 몰아치는 스마트 혁명 흐름에서 한국이 소외되지 않고, 혁명을 이끌며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날을 고대한다.
유태열 KT 경제경영연구소장 yooty@kt.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