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돈의 인사이트] 미래 비즈니스를 위한 단순한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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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연구에 ‘복잡계이론’이라는 게 있다. 원자처럼 작은 단위 물질과 현상들이 모여 어떻게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는지를 연구하는 방법론이다. 정치·사회·문화 등 우리 삶 모든 영역에 숨어있는 ‘복잡성(Complexity)’의 정체를 밝히는 데도 유용하게 활용된다. 그래서 복잡계이론 연구자들은 복잡하게 보이는 것이 지극히 간단한 것일 수 있으며, 반대로 매우 간단해 보이는 현상이 오히려 더 복잡할 수 있다고 말한다.

 세상 모든 것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산업 전 부문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 어디서나 복잡성은 존재한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KPMG 조사에서 대다수 기업들은 지난 2년간 조직 내에서 복잡성이 증가했고 앞으로 2년 안에 훨씬 더 복잡해질 것이라고 답했다. 기업경영자(CEO)들이 심각한 고민에 빠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불확실한 경제 환경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스마트·융합·그린·소셜 등 매일 터져 나오는 새로운 키워드도 CEO들을 괴롭힌다. 기업 경영과 비즈니스 모델의 근간이 흔들리는 지금 같은 상황은 정말 머리가 아프다.

 하지만 해결의 실마리는 의외로 간단할 수 있다. 복잡계이론 연구자 주장처럼 복잡함 속에는 ‘단순함(Simplicity)’이 숨어 있다. 복잡한 현상을 불러오는 동인(動因)과 공통분모만 찾아내면 문제는 쉽게 풀린다.

이런 점에서 최근 영국 컨설팅회사 스테리아(Steria)가 발간한 미래보고서 ‘The Future’는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보고서는 IBM·맥킨지·HSBC·파이낸셜타임스·UN 등 세계 150여개 주요 기관이 예측한 내용을 기술·사업모델·업무·환경·세계화 등 11개 분야로 나눠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기업과 정부가 미래를 조금이라도 알고 변화 원인을 파악해 적응할 수 있는 준비를 한다면 더 강력해 질 수 있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우선, 보고서는 지난 2년간 기존 사업 모델의 전통적인 가정을 뒤흔드는 많은 사건이 일어났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경제 붕괴는 이러한 변화의 전초전이며 세계 기후 변화를 둘러싼 문제와 유가, 공급망, 심지어 인력 문제도 연결된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은 자기 조직을 살리기 위해 전통적인 전략-계획 사이클이 아닌 새로운 구명보트가 필요하다. 보고서는 IBM 기업가치연구소가 CEO 15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그 대안으로 제시했다. IBM 조사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인 CEO들은 점점 더 복잡해지는 환경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리더십’이 가장 필요하다고 답했다. 미래 성공 비즈니스가 요구하는 핵심 요소로 효율적인 경영, 시장 영향력, 치밀한 전략 등이 아니라 ‘창의성’을 꼽은 것이다.

 왜 글로벌 CEO들은 ‘창의성’을 미래 비즈니스의 핵심 키워드로 선택했을까? 보고서는 미래 시장 변화를 이끌 결정적 동인으로 새로 진입한 신흥 경쟁자를 주목했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토머스 프리드먼(Thomas Friedman)은 “새로운 창업 세대들이 기존 사업 모델을 파괴할 태세”라고 말했다. 조그만 창업 회사가 오래된 큰 회사와 경쟁하면서도 톱니바퀴처럼 서로 맞물려 함께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고, 다시 도전하는 모습이 미래 비즈니스 생태계다.

 보고서는 창의적 사업 모델을 실험해 볼 수 있는 바람직한 방법으로 조직 경계를 뛰어넘어 개인들을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협업(協業)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결국, 복잡한 현실 속에 숨은 진리는 단순하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통합(Aggregate)·재구성(Re-sort)해 새로운 생태계를 만드는 사람이 미래 비즈니스의 주인공이다.


 주상돈 경제정책부 부국장 sdjo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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