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하이닉스 인수 원점 재검토"

10일 입찰 앞둔 채권단 `당황`

 SK텔레콤이 하이닉스 매각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SK텔레콤은 10일 하이닉스 본매각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하이닉스 인수 자체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최종 입찰일까지 시간이 남아 번복 가능성도 있으나 큰 변수가 없는 한 하이닉스 인수는 물 건너 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SK텔레콤 고위관계자는 8일 오후 “최근 하이닉스 주가가 너무 올라 인수가격이 높다는 우려가 제기돼 계속 고민해 왔다”며 “여기에 검찰 압수수색 건까지 터져 결국 신중론으로 기울었다”고 밝혔다. 거론되는 방법론으로는 따로 불참 의사를 발표하지는 않고 입찰 당일에 제안서를 내지 않는 식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하이닉스 인수를 포기하기로 방침을 굳힌 셈이다. SK텔레콤은 검찰 압수수색이 있기 전부터 하이닉스 인수 불가론을 검토하고 있던 차에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가 8일 오전 SK그룹 일부 계열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하자, 현 상황에서 인수가 불가능하다고 결론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하이닉스 주가가 1만5000원대에서 최근 2만3000원대로 급등하자, 가격협상에서 불리하다며 재검토에 돌입했다. 1만5000원 수준이었던 주가는 이달 7일 2만4950원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8일 SK발 악재로 인해 2만3000원대로 떨어졌지만 3개월 전에 비하면 50%가량 급등했다.

 매각 주체인 외환은행은 SK텔레콤이 하이닉스 입찰을 포기하는 방향으로 기울었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긴급회의를 연이어 열고 입찰 일정조정 등을 포함한 대응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SK텔레콤 측은 공식적으로 “하이닉스 주가와 검찰 압수수색이 변수로 작용한 게 사실이고 이 때문에 고민이 깊어진 것도 맞다”면서 “하지만 포기 여부와 관련해서는 아직 공식적으로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을 아꼈다.

 외환은행은 하이닉스반도체 매각과 관련해 10일 본입찰을 진행한다. 이를 시작으로 다음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주식매매 계약서, SPA 체결에 이어 4주 간의 상세 실사과정을 거친다. 하이닉스 입찰일은 원래 지난달 24일이었으나 11월 3일로 한 차례 연기된 뒤 다시 이달 10일로 재차 연기됐다.

 증권가도 일제히 SK텔레콤의 하이닉스 인수 포기설을 내놨다. 증권사 관계자는 “채권단이 경쟁입찰을 유도하기 위해 연이어 입찰 일정을 연기하고 검찰까지 SK그룹 측을 압수수색하는 상황에서 SK로서는 당황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반도체 경기가 침체되고 하이닉스 주가가 올라가는 시점에서 인수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 서동규 기자, 이호준, 박창규 기자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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