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이 그룹 데이터센터 통합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회사는 지난달 초 분당 데이터센터를 목동 KT 데이터센터로 이전, 그룹 데이터센터와 통합하면서 주문체결 속도가 평균 30% 이상 업그레이드됐다고 8일 밝혔다.
여의도에서 20㎞ 넘게 떨어져 있던 거리가 5㎞ 미만으로 줄어들면서 나타난 결과다. 주문 체결 속도는 증권사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최근 들어 초단타매매 등 속도를 요하는 다양한 매매 기법이 증가하면서 그 중요성이 더 커졌다.
효과는 이뿐만이 아니다. 메리츠증권 데이터센터가 위치하던 분당 사옥은 데이터센터 전용 건물이 아니었다. 보안성이나 안정성, 운용 및 전력 효율성 측면에서 전용 데이터센터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고민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게 됐다. 통합 데이터센터를 통해 IT서비스 효율성도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최원규 메리츠금융정보서비스 대표는 “데이터센터가 분당에 별도로 분리돼 있을 때에 비해 개선된 사항이 상당히 많다”며 “향후 주문체결 속도 향상 외에도 다양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츠금융그룹은 공유서비스센터(SSC) 구축을 통한 시너지 창출을 위해 그룹 데이터센터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6월 용인과 분당에 분리 운영되던 6개 계열사 데이터센터를 목동 KT 데이터센터에 통합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8월 그룹웨어를 비롯해 그룹 공통 업무를 지원하는 전산 자원을 1차로 이전·통합했다. 메리츠금융그룹이 지주사 설립에 대비해 포털, 인사, 재무, 회계 등 업무를 공통시스템으로 구축해 뒀기에 이전이 수월했다.
지난달 초 메리츠증권에 이어 내년 설 연휴를 통해 메리츠화재 데이터센터를 통합하면 모든 통합이 완료된다. 메리츠금융그룹은 IT 자원 공동 활용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SSC 체계 구축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