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서 위안화 절상 기정사실화

 중국이 위안화 절상 시행을 더 미적일 수 없게 됐다.

 G2 입장에서 미국의 일방적 압박은 피해왔지만, 이번엔 G20 합의 형태로 사실상 강제됐기 때문이다. 절상 시기와 유동성 확대 규모에 벌써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일(현지시각) 프랑스 칸에서 폐막한 G20 정상회의는 공동선언과 행동계획을 통해 중국 환율 유연성 확대 노력을 명기하고, 위안화 절상을 기정사실화했다.

 공동선언문에선 특정국을 명시하지 않는 관례에 따라 G20 국가들이 위기극복을 위해 환율시스템 개선과 국가별 내수 진작책 가동이라는 공동 노력을 펼치기로 했다. 행동계획엔 ‘중국을 포함해 현재 상대적으로 유연성이 부족한 환율 체제들을 좀 더 빠르게 유연해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중국을 행동 주체로 명확히 규정했다.

 한 국제문제 전문가는 “중국이 더 이상 절상 문제를 회피할 수 없는 처지에 몰렸고, 나름대로 목적을 가진 전략적 행보로 보인다”며 “IMF 결제수단인 특별인출권(SDR) 범위를 확대해야 하고 사실상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편 것이 그 한 대목”이라고 말했다.

 당초 유력하게 꼽혔던 IMF 재원 확충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찬성 입장만 모았을 뿐 국가별 분담금과 구체적인 확충 안을 공동선언이나 행동계획에 포함시키는 데 실패했다.

 한편, 이번 G20 정상회의 기간 중 세계 경제를 다시 파국으로 몰아넣을 뻔 했던 그리스 국민투표 논란 관련, 이명박 대통령의 강력 발언도 사태해결에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그리스가 국민투표 카드를 내밀자 “구조조정을 받아야 할 국가들은 과격할 정도의 구조조정을 해야만 지원 받을 가치가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결국 그리스 국민투표안은 철회됐다. 이 대통령은 철회 결정 후 “국민투표를 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면서 “내가 총대를 멨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터키 정상회담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터키 원전건설에 참여해 달라”고 이 대통령에게 요청했고, 이 대통령은 “실질적인 협상을 해 나가자”고 답했다고 최금락 청와대 홍보수석이 말했다.

 이 대통령과 에르도안 총리는 한·터키 FTA을 연내 마무리 짓고 방산분야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G20 정상들은 오는 2013년 러시아, 2014년 호주, 2015년 터키에서 각각 G20 정상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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