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가전사들, 전략 제품 · 수익성 확보로 4분기 승부 띄운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세계 가전 기업들의 3분기 실적에 악영향을 미침에 따라 4분기 실적 확보 전략에 이목이 집중된다. 가전사들은 통상 4분기에 공격적인 가격 인하로 판매량과 매출을 확보해온 전략 대신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전략 제품으로 중장기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는 데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전년 동기대비 하락한 3분기 실적을 공개한 삼성전자·LG전자·월풀·일렉트로룩스 등 글로벌 가전 기업들은 최대 이익과 매출을 자신하던 예년과 달리 4분기 실적을 보수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3분기에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 위축이 실적에 반영됐고 4분기 시장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유럽과 미국 경기침체 영향이 성장시장인 중남미와 아프리카로 번져 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각 기업들은 당장 4분기 실적 목표를 ‘현상 유지’로 내걸었지만 단기 실적에 연연하지 않고 중장기적 차원에서 시장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미국과 유럽 경기 불안정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위기 상황이지만 이런 때일수록 시장별 전략 제품으로 공략해 브랜드와 제품 인지도를 높여 중장기적으로 시장 우위를 점한다는 것. 경기 불황 영향을 덜 받고 있는 신흥시장에서는 단기 수익 확보와 중장기적 입지 확대 전략을 병행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TV와 가전 모두 신흥시장에서 지역특화형 제품과 실속형 모델을, 선진 시장에서 프리미엄 3D 스마트TV, 스마트 가전과 프리미엄 디자인을 앞세워 매출과 수익을 확보할 방침이다. 세트와 부품사업을 이원화한 시너지 효과가 TV와 가전 부문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봉구 삼성전자 VD사업부 영상전략마케팅팀 상무는 “4분기는 통상 세트시장 성수기여서 TV 수요 증대가 기대되지만 세계 경기가 불확실해 전년 대비 수요가 약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하지만 지역별 TV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는 등 국가별 특화 전략으로 수익성과 매출을 동시에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LG전자는 가격 경쟁이 심화될 4분기에도 판매량보다 수익성에 무게중심을 둬 효율성을 제고한다는 전략이다. LED TV, 스마트TV, 3DTV 등 전략 제품을 앞세워 판가 하락을 최소화하고 일정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신흥시장에서 매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일렉트로룩스는 견조한 성장세를 보인 중국과 동남아시아, 남미 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매출 비중이 가장 큰 유럽은 동유럽 시장 성장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1% 감소했고 북미도 4% 줄었기 때문이다. 올해 전반적으로 유럽 시장은 1%, 북미 시장은 4~5%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합병작업을 마친 이집트 가전기업 올림픽그룹과 칠레 가전기업 CTI를 통해 신흥시장에서 실적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CTI를 통해 남미 최대 가전기업으로 도약하는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월풀은 비용 절감을 위해 내년 상반기까지 인력과 생산량을 감축함으로써 효율성 제고에 나섰다. 우선 북미와 유럽에서 약 10% 인력을 감축한다. 미국 아칸소주 포트스미스에 있는 냉장고 공장을 내년 중반까지 폐쇄하고 북미 내 조직으로 통합한다. 독일 노인키르헨의 식기세척기 생산은 내년 1월 중 폴란드로 이전한다. 향후 북미와 유럽에서 추가적인 조직 효율화를 단행해 전반적으로 생산량을 600만대 감축하고 이를 통해 2013년까지 연간 4억달러를 절감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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