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기차 충전방식에 유럽식 복수채택 유력

유럽 전기차, 이제 한국 땅에서 몰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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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자동차의 프리미엄 세단 전기차 SM3 Z.E.

 정부가 유럽산 전기차를 국내에서 운행할 수 있도록, 유럽식 급속 교류 충전방식을 국내 복수표준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18일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원장 허경)에 따르면 정부는 르노삼성자동차(이하 르노) 요청에 따라 지난 9월 말 고시를 마친 완속충전 및 급속직류충전 외에도 유럽에서 사용되고 있는 급속교류 충전방식을 표준으로 인정하기 위한 표준화 타당성을 검토하기로 했다.

 르노는 최근 한국 정부에 유럽식 급속충전 방식을 표준으로 채택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표원은 국내 산학 전문가들과 함께 표준방식 검토에 착수했다. 실험용 르노 전기차를 입고, 운행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다.

 정부가 유럽식 급속 교류충전방식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이유는 한·EU FTA 체결이 크게 작용했다.

 기표원 관계자는 “한·EU FTA 체결 후 유럽 자동차 업체들이 한국 자동차 시장에 진입하는 데 장애가 되지 않게 해달라는 요청이 있었고 우리 쪽에서도 장벽은 안 만들겠다는 충분한 의지가 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기표원은 “복수표준으로 시장의 선택을 기다릴 수도 있다고 판단되며 다만 르노가 해당 방식에 특허가 있다거나 전력선 인프라 등의 검토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재검토 가능성도 열어 놓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현대자동차 등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주로 직류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정부는 직류 충전방식을 기본 표준으로 하고 본격 수입될 유럽 차를 위해 교류방식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유럽식 급속충전이 복수표준으로 채택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권이 넓어지지만, 전국 충전소는 해당 방식에 맞는 충전 인프라를 갖춰야 해 불편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시장은 현재 가장 시급한 충전기 표준 외에도 배터리나 플러그, 통신 프로토콜, 계수 및 계산 시스템 등의 표준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플러그 방식은 일본과 독일이 경합을 벌이고 있으며 통신 프로토콜 시장도 연구를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복수표준으로 가면 시장에서 판가름이 나는데, 이 경우 시장에서 판정패당한 표준을 사용했던 기업이나 소비자는 피해를 보게 된다”며 “특정 국가의 독자개발이 아니라 다수 국가가 한 가지 표준에 지분 참여를 하는 방식으로 가는 게 더 옳다”고 지적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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