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유무선 통신 사업자들은 과거 어느 때보다 어려운 사업 환경 속에 놓여 있다. 이제까지 네트워크 망을 기반으로 우월한 지위를 누렸던 때와는 다르다. 인터넷 기업과 단말기 사업자들이 이미 포화된 통신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또 음성에서 데이터 위주로 사용형태가 변하면서 새로운 가입자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품질이나 기술 차별화는 더더욱 사라졌다. 지금이야말로 통신 사업의 기본 경쟁 구도가 바뀌는 시기인 셈이다. 패러다임이 변하는 이 시기에 적절히 대응하면 새로운 성장 기회를 확보할 수 있지만 대응하지 못하면 도태되고 만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 유무선 통신사업자들은 업계의 귀감이 되고 있다. 이들은 향후 5년간 예측 가능한 현상을 기반으로 탄탄한 시나리오를 짜놓고 있다. 음성 서비스가 상품화가 된다든지 초고속인터넷이 더 보편적이 될 것이라는 점 등이다. 이들은 크게 자사가 하고 있는 서비스를 기반으로 ‘고도화’를 택하거나 아예 상이한 분야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고 있는 두 가지 상황으로 나눠볼 수 있다.
◇‘구관이 명관’ 유관 분야에서 먹거리 찾자=이동통신사업자들이 유관분야에서 미래사업을 찾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들은 음성이나 텍스트(문자) 서비스 분야에서 갈수록 수익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망 고도화를 기반으로 모바일 데이터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일본 NTT도코모, 스페인 텔레포니카, 미국 AT&T와 버라이즌 등은 모바일 데이터 서비스를 향후 5년간 최우선 전략으로 삼고 있다.
망 고도화도 진행 중이다. 보다폰이 가장 대표적이다. 광가입자망(FTTH) 등과 같은 차세대 네트워크 망 고도화는 물론이고 LTE 등을 개시하고 있다. 유럽은 주파수 정책에 관심이 크기 때문에 보다폰의 정책과 맞물려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도이치텔레콤 역시 올해 FTTH를 구축한다고 발표했으며 프랑스텔레콤도 FTTH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미국 AT&T와 버라이즌은 LTE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했다.
IPTV를 통해 콘텐츠 프로바이더(제공자) 역할도 자처하고 있다. 프랑스텔레콤은 멀티스크린 전략을 진행 중이다. 고객들에게 TV나 모바일, 인터넷을 포함한 모든 플랫폼에 풍부한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한 것. 자사가 직접 제공하거나 서비스 제공자에게 플랫폼을 제공하는 네트워크 에디터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도전!’ 새로운 분야에서 시작=‘내 손안의 주치의’로 불리는 모바일 헬스케어 시장이 대표적이다. 모바일 헬스케어는 휴대폰 네트워크를 사용하기 때문에 통신 기업들은 인프라를 크게 늘리거나 투자를 할 필요가 없다. 기존에 있던 네트워크를 통해 서비스를 하면 된다.
일본 NTT 도코모는 지난 2009년부터 이미 모바일 의료 서비스 ‘웰니스 서포트’를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자신의 건강정보를 휴대폰 단말기를 통해 웰니스 서포트 서버에 수집, 관리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미국 주요 이동통신사들도 마찬가지다. 가장 선두에 나선 것은 AT&T다. 헬스케어 산업 기술표준 협의체인 ‘콘티누아 헬스 얼라이언스’에 참여하고 있는 것. 현재 환자와 의료진 간 정보교환 서비스 제공을 하기 위해 네트워크를 증설하고 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 헬스밸루트 서비스를 통합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버라이즌은 더 원활한 모바일 헬스케어 기능 제공을 위해 데이터센터 확장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스프린트넥스텔은 의료기관 종합 무선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GE 헬스케어와 조인트 벤처를 결성했다. 텍사스 내 6개 병원에 서비스를 제공한 것을 시작으로 보급이 확산되고 있다.
이외에도 인터넷 전화, 유무선 단일번호 통신서비스(FMC) 등 컨버전스 사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보다폰 ‘보다폰 원’, 도이치텔레콤 ‘티원(T-one)’, 버라이즌 ‘글로벌 FMC’ 등이 대표적이다.
<해외 통신사업자 글로벌 성장 우선순위>
<출처: KISDI IDATE 보고서/ 각사 취합>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