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유망산업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연구개발(R&D)이다. 국내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은 원천기술에 대한 R&D 투자 여력이 부족하다. 엔지니어링 산업 국내 대부분 기업은 상세설계와 시공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국내 엔지니어링 기업들 대부분은 이른바 몸값이 비싼 우수기술인력 확보보다 인건비가 싼 인력을 유지하기 위해 수익성 낮은 상세설계나 시공 위주 사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 한계에 있다.
적극적인 해외 진출 역량을 체계적으로 내재화하는 것도 국내 엔지니어링 업계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이미 협회를 중심으로 주요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수주를 위해 발로 뛰고 있지만 보다 체계적인 지원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M&A, 전략적 제휴 활성화해야=짧은 기간에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기업 인수합병(M&A)이나 전략적 제휴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은 단기간에 외형을 확대하거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취약 분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M&A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국내 기업도 M&A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발전소·보일러 원천기술 기업인 영국 미쓰이밥콕 인수를 통해 원천기술을 확보, 북미·유럽 지역에서 시장 다각화를 이뤄냈다. 보일러·터빈·발전기 등 발전소 3대 기술을 확보, 글로벌 시장에서 GE나 지멘스, 알스톰 등과 대등한 경쟁을 벌일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국내 상황은 녹록치 않다. M&A에 필요한 자금도 부족하고 M&A 대상기업에 대한 평가와 정보, 중개기관 등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기업이 개발한 원천기술간 융합R&D를 통해 수행실적을 쌓아나가야 할 필요성도 높아졌다. 핵심 엔지니어링 기술 경쟁력을 갖추려면 프로젝트매니지먼트(PM)나 컨스트럭션매니지먼트(CM) 분야 수행 실적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지난해 엔지니어링산업 발전방안에서 시범사업 추진에 대한 후속조치로 개발 기술 이행·보급을 위한 시범사업 추진을 명시한 건기법 시행령이 개정됐다. 개발된 원천기술 사업화와 수행실적을 확보할 수 있는 연계 지원 방안이 필요해졌다.
◇해외 진출 적극 지원 체계 확보=엔지니어링협회를 중심으로 왕성한 해외 시장 진출이 시도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게 사실이다. 해외 진출을 위한 엔지니어링 기술 역량이 아직 부족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시공 기술 수준은 세계적이지만 고부가가치 엔지니어링 분야에 해당되는 계획 및 타당성 분석, 기본설계, 감리 등 역량은 세계 수준의 70~80% 수준에 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해외 사업 수행 가능한 전문 인력도 부족하다. 엔지니어링 분야에는 석·박사 출신 전문 인력 비중이 낮다. 주로 학사와 기사가 인력 층을 형성하고 있다. 때문에 정부 차원 지원 정책이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이와 함께 해외 진출 모델별 로드맵을 수립하고 해외 진출 기업이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해외 진출 시 엔지니어링 기업이 주도권을 갖기 위해서는 현지 경험을 통한 사업 개발 역량, 사업 컨소시엄을 주도적으로 구성할 수 있는 리딩 능력, 공적개발자금이나 민간자본을 유치할 수 있는 자금조달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엔지니어링협회는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세계 6개 지역에 34개국 유망국가를 최종 선정했다. 34개 국가 중 24개국에 대해 현지 엔지니어링 관련 시장 심층 조사를 수행했다.
KOTRA와 한국엔지니어링협회는 또 엔지니어링 기업의 적극적인 해외 수주를 위해 지난해 엔지니어링해외진출센터를 설립하고 운영하고 있다. KOTRA가 보유한 전 세계 72개국 99개 해외거점을 통해 엔지니어링 기업을 위한 맞춤형 정보와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해외 거점을 통해 우리나라가 향후 성장동력으로 삼을 수 있는 엔지니어링 강국으로 발전해 해외 시장에서 확실히 자리매김하겠다는 방침이다.
<표>해외 진출 유망국가 선정 결과
김민수기자 mimo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