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도 불구, 경제위기와 주요 제품 가격하락 영향으로 우리나라 유럽연합(EU) IT 수출이 크게 감소했다.
11일 지식경제부와 무역협회에 따르면 한·EU FTA가 발효된 7월 이후 5대 IT 수출 품목 중 컴퓨터를 제외한 4개 품목의 EU 수출이 대폭 줄었다. 휴대폰이 7·8월 각각 23%(이하 작년 동월 대비)와 37% 수출이 감소했고, LCD도 두 달 동안 각각 45%와 54% 줄었다. 작년 대비 시장가격이 크게 하락한 반도체도 7월 47%, 8월 39% 감소했다.
FTA에 따른 직접적인 혜택이 기대됐던 가전제품도 7월 -8%, 8월 -15%를 기록했다. 지난 9월도 20일 기준으로 휴대폰(-67%) LCD(-24%) 반도체(-53%) 가전(-19%) 등 뚜렷이 개선되지 않는 모습이다. 컴퓨터만은 수출이 늘었다. 7월 16% 증가했고 8월에는 26% 확대됐다.
최용민 무역협회 FTA통상실장은 “냉장고·TV 등 일부 가전제품을 제외하고는 IT제품 대부분이 FTA 이전부터 영세율 적용을 받은 만큼 FTA효과와 연계하는 것은 무리”라며 “다만 장기적으로는 FTA 체결로 경제적 교류가 증가하면서 EU 수출이 늘어나는 간접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반도체 국제가격이 많이 떨어져 물량 대비 수출규모가 줄고 경기가 나빠지면서 수요가 감소한 것이 수출 감소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중소기업들은 정보력과 영업력 부족으로 우수한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데도 기회를 못 살리는 경우가 많다”며 “정부 지원 등을 활용해 EU지역에 적극 진출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5대 IT수출품목 7~9월 EU 수출 실적>
(백만달러, 작년 동월 대비 %)
*자료:지경부(9월은 1~20일, 작년 동월과 비교)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