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 50주년 생일잔치가 열렸다. 이명박 대통령과 허창수 전경련 회장을 비롯해 정재계 인사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치러졌다. 전경련은 50주년을 맞아 ‘2030년 세계 10대 경제강국, GDP 5조 달러, 1인당 국민소득 10만 달러’라는 경제비전과 이를 위한 실천과제들을 제시했다. 대내외 경제위기 속에 어려움을 겪는 국민에게 새로운 미래와 희망을 제시해 박수를 받았다.
이날 행사는 안팎으로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안으로는 주인조차 빠진 잔치였다는 점이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을 비롯해 재계 주요 그룹 총수들 상당수가 불참했다. 해외 출장, 개인 일정, 내부 행사 등이 불참 이유였다. 하지만 전경련 구성원들의 소속감이 약해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밖으로는 전경련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한 성찰도 없었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던 한국을 50년 만에 세계 경제 강국으로 도약시킨 공로는 누구나 인정한다. 하지만 50주년 기념식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언급했듯 지금 국민이 전경련을 보는 시선은 예전과 같지 않다. 지금 한국은 빠른 속도의 경제발전 속에서 생겨난 양극화로 사회적 갈등이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대기업 입장만을 고수하는 전경련에 국민은 실망하고 있다. 동반성장 과정에서 보여준 이기적 태도가 대표적이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대기업 이익단체처럼 비치고 있는 지금의 전경련이 어떻게 변화해갈지에 대한 고민이 빠져 아쉬움을 남겼다.
아쉬운 생일잔치가 전경련에게 주는 메시지는 ‘변화’와 ‘인정’이다.
지금은 과거처럼 빠른 성장만을 원하는 시대가 아니다. 달라진 시대흐름은 전경련의 변화된 모습을 요구한다. 전경련이 2030년 세계 경제 10대 강국을 이루기 위한 많은 과제를 제시했지만, 무엇보다 전경련 스스로 새로운 변화가 필요함을 인정하고 실천해야 한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