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55개사 워크아웃ㆍ퇴출

최근 마무리된 중소기업 구조조정에서 55개사가 쓰러졌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은행들은 899개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을 평가한 결과, 지난달 말 30개 기업에 C등급(워크아웃)을, 25개 기업에 D등급(법정관리)을 통보했다.

이번 신용위험 평가 대상은 금융권의 여신공여액이 50억원 이상 500억원 미만인 기업 가운데 외부회계감사를 받는 법인(외감법인)이다.

이 가운데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는 능력)이 3년간 1을 밑돌거나 영업 현금흐름이 3년간 마이너스를 기록한 곳이 CㆍD등급으로 분류됐다.

C등급으로 분류되면 자구계획을 마련해 재평가를 요구할 수 있지만, 사실상 워크아웃을 신청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D등급은 법정관리를 신청하거나 매각ㆍ청산 절차를 밟게 된다.

은행들로부터 CㆍD등급으로 통보받은 중소기업은 제조업체가 31개사로 가장 많으며 경기에 민감한 부동산 관련 업종이 13개사(부동산 8개사, 건설 5개사)로 뒤를 이었다.

조선ㆍ해운업의 경우 상위권 몇몇 업체를 제외하면 이미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대부분 워크아웃, 법정관리, 대주단 협약 등에 들어가 많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6월 말 여신공여 500억원 이상 대기업 34개가 쓰러진 데 이어 이번에 중소기업 55개가 쓰러지면서 올해 들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대상으로 분류된 기업은 모두 89개가 됐다.

금융감독 당국은 채권은행들과 함께 지난 4일부터 중소기업 가운데 비외감법인에 대한 신용위험 평가에 착수, 이달 말까지 구조조정 대상을 추가로 분류할 계획이다.

CㆍD등급 중소기업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256개사에 달했지만, 지난해는 기존에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단행된 데다 경기가 호전된 덕에 943개사 가운데 78개사로 줄었다.

그러나 주요국의 경기 둔화와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내년에 CㆍD등급을 받는 중소기업은 다시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8월 말 현재 1.85%로 대기업 연체율 0.59%의 3배가 넘었다.

한국은행이 시중은행들을 상대로 조사한 `대출행태 서베이`에 따르면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올해 3분기 19에서 4분기 13으로 하락, 중소기업들의 은행 대출 문턱이 높아질 것으로 예고됐다.

은행들이 진단하는 중소기업 신용위험지수는 3분기 9에서 4분기 19로 큰 폭 상승해 1년 반 만에 가장 높아졌다.

한 당국자는 "위기가 닥치면 가장 취약한 중소기업의 대출 연체율부터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하고, 은행들은 대출을 조인다"며 "이 부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당국은 지난달 말 정책금융기관들과 함께 중소기업 자금사정을 점검하는 회의를 열어 중소기업의 신용경색 가능성에 미리 대비하도록 주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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