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예산을 올해보다 17조원(5.5%) 많은 326조1000억원으로 엮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일자리 예산으로 색칠”했고, 균형재정을 위해 “(예산을) 근육질로 편성했다”고 말했다. 정부의 고민을 엿보게 한다.
‘일자리 확충’을 앞세운 것은 잘한 일이다. 세계 경제 위기에 대응해 내수로 버텨야 하기에 달리 선택할 게 없다. 2조원을 투입할 청년·고졸자·문화관광·사회서비스 등 4대 핵심 일자리는 물론이고 더 직접적인 고용 창출방안을 찾아야 한다.
2013년까지 1년 앞당겨 균형재정을 이루겠다는 목표에 너무 매달리면 안 된다. 경제가 위태로운 지금은 정책 달성 시점을 늦추더라도 ‘내수 활력과 미래를 위한 투자’에 더 신경을 쓰는 게 옳다. 실물경제 위축 가능성을 너무 쉽게 여기지 말라는 얘기다. 내년 경제성장률이 3%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데 류성걸 재정부 차관이 “4.5%를 기준으로 예산을 편성했다”고 밝힌 터라 더욱 걱정된다. 낙관적인 전망보다 ‘일이 잘 안될 것으로 보고 준비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국가 연구개발 투자를 16조원으로 7% 늘리기로 했으되 줄기세포 분야 지원을 갑작스레 올해보다 67%나 증액한 것은 문제다. 한 달 전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마련한 예산안보다도 450억원이나 많다. “줄기세포 강국으로 다시 일어서야 한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연구 지원 약속에 부응한 조치다.
줄기세포에 풍요한 연구환경을 마련하는 것은 환영할 일이나 즉흥적인 증액은 곤란하다. 오랜 논의와 절차를 거친 다른 예산이 엉뚱하게 깎일 수 있다. ‘황우석사태‘ 기억이 여전한만큼 지금이라도 그 쓰임새를 더욱 구체화해야 한다. ‘살림은 오장 같다’고 했다. 나라 살림살이가 모두 제 기능을 다할 수 있게 고루 내실을 다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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