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com)’을 써야할 자리에 끝자리 알파벳 ‘m’을 빼고 ‘닷코(.co)’ 주소로 이메일을 썼다. 주소를 틀렸기 때문에 당연히 답신이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면 오산. 바로 답 메일이 왔다. 클릭하니 광고성 스팸 메일이다.
25일 AP통신은 야후, 버라이즌와이어리스 등 대기업 사이트 관리자 이메일 주소에서 끝자리 알파벳을 제외한 주소를 사들여 실수로 주소를 잘못 친 이용자들에게 스팸 메일을 보내는 신종 스패머(Spammer) 실태를 보도했다.
예를 들어 버라이즌와이어리스의 웹 마스터 주소는 ‘@verizonwirelss.com’이다. 스패머들은 끝자리 알파벳을 제외한 ‘@verizonwireless.co’ 웹메일 주소를 확보한다. 이용자들이 메일에 주소를 쳐 넣을 때 끝까지 확인하지 않고 무심코 빨리 보내버리는 성향이 있다는 걸 이용한 것이다. ‘@yahoo.com’은 ‘@yaoo.com’로, ‘@amazon.com’은 ‘@amaon.com’이다.
스패머들은 이들 이메일에 바로 답신을 보낸다. 광고성 스팸메일과 함께다. 버라이즌와이어리스닷코의 경우 답장을 받으면 화려하고 이국적인 리조트 광고가 나타난다. 스패머들은 이런 광고를 전송하고 리조트 측으로부터 일정 금액을 받고 있다.
이 방법은 과학적이다. 특정 단어에서 오탈자가 파생되는 원리까지 파악해 주소를 사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스패머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이메일 주소를 적을 때 ‘닷(dot)’ 뒤의 부문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며 “이를 노린 지능적인 수법”이라고 밝혔다.
타일러 무어 하버드 대학교 비즈니스 스쿨 교수는 “특정 기업과 연관된 단어들이 지난해만 100만개가 넘게 등록됐다”며 “페이스붑(faceboop.com)이나 구틀(Gootle.com), 웜라트(Wamlart.com)와 연계된 것만 3264개”라고 밝혔다. 이는 모두 이용자들의 오탈자를 노린 것이다.
피해 기업들은 조만간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톰 피카 버라이즌와이어리스 대변인은 “버라이즌와이어리스닷코 소유주를 찾아 변호사를 통해 법적인 대응을 취하겠다는 서신을 보냈다”며 “버라이즌 고객들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