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어떤 영상을 볼 때 뇌의 움직임을 측정한 뒤 컴퓨터로 그 장면을 재현하는 기술이 나왔다. 이 기술이 발전되면 꿈이나 환영도 실제 존재하는 그림처럼 재현할 수 있을 전망이다.
버클리대학 뇌과학자 잭 갈란트 연구진은 최근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실험과정과 결과를 담은 논문을 게재했다.
연구진은 우선 피실험자들에게 영화 속 장면을 10~20초간 보여 주면서 기능적 자기 공명 영상(fMRI)을 이용해 뇌의 움직임을 기록했다. 이후 컴퓨터에 1초 분량 유튜브 영상을 1800만건 보여준 다음 이용자가 본 영상과 가장 유사한 영상을 찾아내도록 했다. 찾아낸 영상을 토대로 그래픽으로 재현했다.
재현된 그림은 움직임이나 전체적인 형태만 알아볼 수 있는 수준이며 매우 흐릿하다. 연구진은 “컴퓨터가 매우 제한적인 부분만 인식하고 재현하지만 이것은 우리 마음 속 영화를 재현하는 창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용자가 보는 영상이나 꿈을 완벽하게 재현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듯하지만 실험 성공에 과학계는 고무된 분위기다.
마셀 저스트 카네기멜론대학 인지과학센터장은 “시각기관 작동방식에 대한 과학지식 중에서 매우 인상적인 실험 중 하나다”고 평가했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