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특별인터뷰/가트너 진 홀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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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라우드와 소셜 컴퓨팅, 상황인식과 패턴 기반 전략 등 4개 동인이 기존 프로세스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을 변화시킬 것입니다.”

 진 홀(Gene Hall) 가트너 최고경영자(CEO)는 전자신문 창간 29주년을 맞아 진행된 특별 인터뷰에서 올해와 내년 정보기술(IT) 패러다임이 이 4가지 영역을 중심으로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특히 정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비즈니스를 변화시키는 패턴 기반 전략을 위해 유례없이 다양하고 많은 분량의 정보가 생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급격한 글로벌 IT기업의 변화와 관련해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인수합병(M&A)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업체들이 고객 기반 강화를 위해 제품 포트폴리오와 시장 점유율을 더욱 확대할 것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세계 IT 시장에서 브라질과 중국, 인도가 꾸준히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한 그는 한국과 중동 국가도 높은 성장 기회를 가지고 있다고 확신했다. 그는 한국은 대기업의 소프트웨어 투자 증가 움직임이 눈에 띄며, 태양광과 스마트그리드 등 고부가가치 산업이 IT 성장을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다음은 진 홀 CEO와의 1문 1답.

 

 -여러 보고서에서 세계 경기에 대한 전망이 회복과 침체로 엇갈리고 있다. 가트너는 글로벌 경제와 IT업계의 경기를 어떻게 전망하는가.

 ▲지난 한 달 사이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과 서유럽이 다시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경제지표들은 또 다른 경기침체에 대비한 다양한 대응책이 필요할 정도로 하락했다.

 성장세 둔화 이유는 많다. 그 중 국가채무 불이행 우려, 정부 재정적자 및 부채 축소안에 대한 의견 불일치, 새로운 규제로 인한 불확실성이 서유럽과 미국 성장 둔화의 핵심 요인이다. 명확한 해결책 없이 서유럽과 미국 경제는 다시 한 번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2012년 경제 성장 전망은 2011년에 비해 훨씬 더 비관적이다. 이는 다음달 발간될 가트너의 3분기 글로벌 IT 지출 전망 업데이트에 반영될 것이다. 최근 가트너는 악화되는 거시경제 전망 때문에 2012년 반도체 시장 성장 전망을 8.6%에서 4.6%로 하향 조정했다. 이처럼 2012년은 예측할 수 없는 해가 될 것이다. 미국의 더블딥 가능성은 계속 높아지고 있고, 매출 전망이 더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IT 기업이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HP의 PC사업 포기와 구글의 모토로라모빌리티 인수 등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거대 기업의 M&A는 가속화되고 구글과 애플의 성장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가트너가 생각하는 향후 글로벌 IT 시장의 주요 변화 전망은 무엇인가.

 ▲IT 업체는 고객기반을 늘리고 수직 시장에 맞는 독특한 기능을 추가하는 한편 전반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늘리려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인수합병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트너는 저비용 IT서비스가 혁신 촉진, 시장 성장의 저해, 전통적 IT업체의 자본화 부진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한다. 저비용 IT서비스란 고객과 이용자 수를 극대화하기 위해 고안·제공·시행된 인프라, 애플리케이션, 비즈니스 프로세스 서비스를 말한다. 이 서비스의 목표는 IT서비스 가격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SAP의 인프라 유틸리티(IU)나 이메일, 아마존의 협업 및 통합 서비스, 페이팔과 같은 금융 서비스가 대표적인 예다.

 2014년엔 적어도 클라우드 기반 사업자 한 곳은 글로벌 톱10 IT서비스 사업자에 이름을 올리게 될 것이라고 본다. 과거 시장에서 기존 및 신규 벤더들 중 톱10에 드는 경우는 거의 없었고 그렇게 되기까지 10년이나 걸렸다. 그러나 수많은 소프트웨어 제품 분야의 대형 기술 벤더들은 앞으로 3년이면 톱 10~20에 들 가능성이 있다.

 -중국과 인도, 브라질 등이 IT 신흥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향후 5년간 급속한 IT 성장이 예상되는 국가들과 그렇게 전망하는 이유는.

 ▲글로벌 IT 산업에서 고성장하는 시장으로는 브라질, 중국, 인도가 있다. 또 한국과 중동 국가들이 기업 IT 부문에서 높은 성장 기회를 가지고 있다고 확신한다.

 가트너는 중국의 IT 최종 사용자 지출(소비자 및 기업 지출 포함)이 2010년 2460억달러에서 2011년 2760억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IT 지출 증가는 기술 및 서비스 제공업체들에 실질적인 기회를 제공한다. 중국의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는 최근 수년간 10%가 넘는 성장률을 보였다. 중국의 IT 소비는 2010년 전년 대비 13.6% 성장했다. 같은 기간 중국 IT 시장의 4배 규모인 미국의 성장률은 약 4.4%에 불과했다.

 인도 시장은 안정적으로 보이며, 향후 5년간 기업 IT 지출이 두 자릿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기술과 인도의 기술 격차는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 많은 인도 기업들은 새로운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대기업 외에도 인도 시장은 거대한 중견중소기업(SMB) 부문의 잠재력이 있다. 중소기업들은 기술 소비 패턴의 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대기업의 소프트웨어 투자 증가 움직임 이외에도 태양광, 스마트 그리드, 그린 기술, 이동통신 및 고부가가치 전자장비 생산 관련 기술들의 성장 가능성이 아주 높다.

 -가트너는 ‘가트너 서밋 2010’을 통해 올해와 내년 가장 주목할 IT로 클라우드 컴퓨팅을 꼽았다. 현 시점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이며 향후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는가.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로의 이전은 IT 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주제 중 하나다. 이 분야의 지출은 총 IT 지출보다 4배 이상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0년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지출은 글로벌 IT 지출의 2% 수준에 불과했지만 2015년에는 4% 수준에 이를 것이다.

 글로벌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시장은 약 100억달러 규모로 이미 기업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지출의 10%를 차지한다. 2015년이면 이 비율은 15%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며 연 지출에서 2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는 2010년 700억달러 수준이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이 2015년에 1800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2015년까지 매년 평균 20% 성장률을 보일 것이다.

 -지난해 가트너는 2년 후 가상 데스크톱과 클라우드 컴퓨팅이 상당수 기존 인프라의 자리를 대체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아직도 가상화와 클라우드 컴퓨팅의 확산이 더딘 것이 사실이다. 섣부른 예상 아닌가.

 ▲그렇지 않다. 가트너는 2012년이면 기업의 20%가 IT 자산을 소유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가상화로 인해 기존 하드웨어를 소유하는 것이 비전략적인 추세가 되고 있다. 보안과 규제준수 문제가 남아있지만 가상화 툴은 중요한 기업 데이터 자산을 독립적으로 보관해 제3자 하드웨어에서 운용되도록 하고 있다.

 많은 기업에서 PC와 하드웨어는 총 IT 자본 예산의 50%를 차지한다. 그래서 PC와 하드웨어 축소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젊은 직원들은 자신들의 PC 선택과 제어에 더 많은 요구를 하고 있다. 컴퓨터에 대해 더 잘 아는 그들은 이미 그들이 생각하는 구식 컴퓨팅 방식으로 회의를 하려 하지 않고 새로운 PC 업무 스타일을 개발했다.

 내년이면 대부분 대기업은 IT 하드웨어 제거의 초기 단계에 접어들기 시작하거나 접어들게 될 것이다. 중소기업은 대체로 하드웨어 인프라를 적게 소유하기 때문에 대기업보다 더 빨리 IT 하드웨어 자산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클라우드 컴퓨팅과 관련해 한국은 아직 서비스형 인프라스트럭처(IaaS) 수준을 크게 못 벗어나고 있다. 한국의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는가.

 ▲한국은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제공의 가시화와 정부 및 다른 분야, 특히 이동통신 분야가 클라우드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클라우드 채택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술이 공공분야 지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 한국 정부는 지난해 수백만달러의 대규모 클라우드 컴퓨팅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므로 공공기업이 다양한 클라우드 능력과 서비스를 검토하는 것은 지금이 적기다.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가 공공 및 민간 부문 서비스에 진입할 적기이기도 하다.

 KT와 같은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이미 클라우드 서비스에 사용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을 검토하고 있고, SMB 사업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 엔터프라이즈 모빌리티, 소셜 네트워크 등이 올 한 해 IT패러다임을 이끌었다. 내년 이후 IT패러다임은 어떻게 달라질 것으로 보는가.

 ▲1년 동안 강력해진 4대 동인은 클라우드 컴퓨팅, 소셜 컴퓨팅, 상황인식 컴퓨팅(Context Aware Computing), 패턴 기반 전략이다. 이 동인들은 개별적으로도 기존 프로세스를 변화시킬 수 있지만 결합되면 산업 전체를 변화시킬 것이다.

 패턴 기반 전략은 정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비즈니스를 변화시키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유례없이 많은 양의 다양하고 복잡한 정보가 만들어질 것이다. 정보를 이해할 시급성으로 빅 데이터(Big Data)라고 알려진 데이터 관리 전략에 변화가 오고 있다. 빅 데이터는 단순히 ‘조금 더 많은 것들’ 이상을 의미한다. 사실 IT는 수십 년 동안 자료를 축적해왔다. 새로운 것은 소셜 미디어, 모바일 데이터, 위치 정보, 센서 정보 등 데이터의 다양성과 속도다.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기업에 다가오고 있다.

 지난해 우리는 상황인식 컴퓨팅에 대해 말했다. 이것은 단순함과 편의성으로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창출하고 있다. 상황인식 컴퓨팅은 모바일 시스템 위에 존재하는 플랫폼이다.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싶다면 먼저 그들이 있는 곳으로 가야 한다. 당신은 그들이 생각하는 방식을 설계해야 한다. 최고의 시스템들은 사람들이 직관적으로 행동하고 교류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야 하는 부담까지 덜어준다. 상황인식 컴퓨팅은 모바일 기기의 고성장과 유저 인터페이스 설계의 새로운 방식을 활용한다.

 -창간 29주년을 맞은 전자신문에 축사를 부탁한다.

 ▲가트너를 대표해 전자신문이 창간 29주년이라는 중요한 이정표를 세운 것에 대해 진심으로 축하의 인사를 드린다. 지난 29년 동안 한국 IT 산업 소식을 전달하는 데 앞장서 온 전자신문은 대단한 업적을 세웠다고 생각한다.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온 전자신문의 열정과 노고에 진심으로 찬사를 보낸다.

 지난해 전자신문 CIO BIZ+와 독자들이 CIO와 고위 IT 리더들이 참여하는 가트너 심포지엄 & IT엑스포에 참여해준 데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올 10월에 미국 올랜도 플로리다에서 다시 뵙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 다시 한 번 전자신문의 창간 29주년을 축하하며 앞으로도 무궁한 발전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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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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