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수 늘었지만 성비 변함없어
임금격차 오히려 10년전보다 커져
여성 인력 중용을 강조해 온 삼성전자의 여직원 비율이 10년째 제자리걸음인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 격차는 오히려 벌어졌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게시된 삼성전자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2001년 6월말 기준, 이 회사의 남성 직원은 3만3천507명, 여성 직원은 1만5천12명으로 남녀 비율은 2.23대1로 나타났다.
올해 6월말 기준으로는 남직원 6만9천247명, 여직원 3만1천206명, 성비는 2.21대1이었다.
숫자만으로는 여성 채용이 2배 넘게 증가한 것처럼 보이지만, 전체 고용 증가를 감안하면 사실상 전체적인 회사의 양적 성장에 따른 것일 뿐 성비는 10년째 같은 수준에 머문 것이다.
남녀간 임금 격차는 오히려 더 커졌다.
2001년의 경우 6개월간 1인당 평균 급여는 남성 1천774만원, 여성 1천302만원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36%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올해 기준으론 남성 1인당 6개월 평균 급여는 3천810만원, 여성 2천230만원으로 양측간 격차가 1.7배로 벌어졌다.
업계 안팎에선 남녀 비율이 정체된 것은 이미 2000년대 이전에 일정 수준의 여성 채용 관행이 정착된데다, 신입사원 가운데 여직원 비율이 올라가도 전체 직원으로 합치면 그 비중이 미미한 수준으로 내려가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공계 중심의 직군 체계도 여성보다 남성 비중이 높은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회사측은 이와 관련, 그룹 차원에서 진행중인 3급 신입사원 중 여성인력 비중이 2009년 21%에서 지난해 26%로 확대됐고 현재 진행중인 공채를 포함해 앞으로도 차별없는 채용을 통해 여성 인력 비중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임금 격차에 대해선 여성의 경우 근속 연수가 짧은 생산직 비중이 높은데, 성비라기보다는 숙련직과 비숙련직간 임금 차이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어느 기업보다 앞장서 남녀 차별없는 고용 정책을 펴왔고, 군가산점제 등을 폐지해 동일한 직급 내에서는 남녀 임금 차이가 전혀 없다"며 "여성 평균 임금이 낮은 것은 연차가 낮은 생산직 비중이 높기 때문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건희 회장은 앞서 지난달 말 여성임원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여성이 경쟁에서 질 이유가 없다"며 "여성이 임원으로 끝나서는 자신의 역량을 다 펼칠 수 없을 수도 있어 사장까지 될 수 있게 해야 한다"면서 여성 인력 중용 방침을 강조했다.
삼성그룹 안팎에선 이 때문에 연말 인사에서 지난해 승진한 이부진 사장 등 오너 일가를 제외하고는 처음으로 여성 사장이 탄생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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