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가 경쟁 중고품 경매매사이트인 ‘크레이그리스트(Craiglist)’의 기업 기밀을 불법으로 수집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이베이 창업주들은 이번주 내로 미 사법부에 소환될 예정이다.
14일 로이터는 이베이가 크레이그리스트 광고주 목록과 새로 서비스를 개시할 지역 등 기업 내부 비밀을 빼내려 했다고 보도했다. 미 사법부는 사실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이번주 초 이베이에 소환장을 보냈다. 소환장에는 이베이 창업자를 포함, 경영진 여러명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베이는 크레이그리스트 지분 25%를 보유하고 있다. 이베이 임원들은 크레이그리스트 이사회에 참석해 기업 비밀을 빼내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델라웨어 지방법원은 크레이그리스트 이사회에 이베이 관련자가 참석하는 것을 법적으로 금지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크레이그리스트는 당시 참석한 이베이 측 임원이 빼낸 영업 비밀 때문에 지금까지도 사업상 막심한 손해를 보고 있다며 새너제이 지방법원에 제소했다. 법원은 이 사안을 사법부에 올려 소환장을 발송한 것이다.
영업 비밀에는 크레이그리스트가 새로 서비스를 시작할 지역도 포함되어 있다. 이베이는 크레이그리스트보다 먼저 비슷한 서비스를 발표하는 등 ‘불공정경쟁방지법’에 위배되는 행위를 자행했다. 법원은 두 기업의 사업추진계약서를 보고 선후관계를 파악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만다 밀러 이베이 대변인은 “우리는 크레이그리스트와 관련된 어떤 사안에 대해서도 협력할 것”이라며 “이베이는 크레이그리스트와 관련한 어떤 부정한 행위도 벌인 적이 없다”고 공식 부인했다. 크레이그리스트는 답변을 거부했다.
이베이와 크레이그리스트는 미국 내 경매사이트 1, 2위를 다투는 기업이다. 주된 서비스는 경매지만 온라인 벼룩시장 서비스도 한다. 비슷한 비즈니스 모델을 두고 그간 대표주자 자리와 광고 시장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 중이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