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중기·벤처 행사인 벤처창업대전(옛 벤처코리아)과 중소기업기술혁신대전이 내년부터 통합될 전망이다. 그러나 통합에 앞서 소관 부처와 산업계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13일 기획재정부는 내년 벤처창업대전과 중소기업혁신대전 행사 예산을 통합을 전제로 편성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성격이 비슷하거나 연속성을 지닌 사업들은 묶어서 해야 효과가 좋다”면서 “벤처창업대전과 기술혁신대전은 중소기업 테두리 안에 있는 기업들을 세분화한 것으로 분리, 개최해서는 시너지가 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에는 감사원의 유사 행사 통폐합 권고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벤처창업대전 예산은 약 9억원이며, 이달 초 열린 중소기업기술혁신대전은 5억~5억5000만원 정도 소요됐다. 내년 예산은 두 행사를 합쳐 벤처창업대전을 진행하는 ‘창업벤처국’에 편성될 예정이다. 재정부는 두 행사가 개별 개최되는 것을 막기 위해 행사 시간과 장소가 일치해야 한다는 조건도 달았다.
재정부 결정에도 불구, 두 행사가 실제 통합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중소기업기술혁신대전을 진행하는 중기청 기술혁신국은 통합에 대한 반대하는 입장이다. 이승훈 중기청 기술혁신국장은 “행사 성격이 다른데 묶으려 한다”면서 “예산이 줄어들더라도 올해처럼 따로 행사를 개최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다”고 말했다. 벤처창업대전을 담당하는 중기청 창업벤처국은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민간 업계에서도 목소리가 엇갈린다. 행사 통합을 계기로 벤처와 이노비즈(기술혁신형기업) 두 정책간 통합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일부에서는 통합 효과가 전혀 없다는 주장이다. 천상만 이노비즈협회 부회장은 “벤처 행사는 창업에 포커스를 두고 있고, 기술혁신대전은 안정궤도에 들어간 기업들이 성과를 발표하는 자리”라며 “성격이 다른 두 행사를 인위적으로 통합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벤처·창업대전은 1997년 처음 시작해 올해로 15회째다. 올해는 창업대전, 비즈-쿨 페스티벌과 함께 내달 5·6일 이틀간 개최된다. 중소기업기술혁신대전은 2000년 이후 이달 초 12회째 행사가 열렸다. 2009년 시작한 대한민국기술인재대전과 올해 처음 통합, 개최됐다.
<벤처창업대전과 기술혁신대전 행사 개요>
*자료:중기청(올해 기준)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