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財閥)은 재계에서 큰 세력을 가진 독점적 자본가나 기업가의 무리, 또는 일가나 친척으로 구성된 대자본가 집단을 의미한다. 일본의 ‘자이바쯔’라는 용어에서 유래됐다.
공정거래법에는 재벌이라는 용어 대신 ‘대규모 기업집단’이라고 표현한다.
매년 4월 1일까지 계열기업들의 총 자산규모가 5조원을 넘는 기업을 대규모 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삼성·현대차·SK·LG 등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이에 해당한다.
우리 나라에서 재벌은 광복 직후 미군정기와 정부 수립 후 취해진 귀속재산의 특혜적 불하, 원조물자의 특권적 배정, 그리고 은행의 특혜적 융자를 기반으로 시작됐다. 특히 1950년대 그 원재료와 자본재를 원조에 의존하면서 크게 성장했던 3백(三白)산업(제분·제당·면방공업)은 우리나라 재벌들이 부를 축적하는 계기가 됐다. 이후 60, 70년대를 거치며 정부의 지원 아래 거침없는 성장을 이어왔다. 물론 70년대 말 경제위기로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일련의 구조조정 과정을 겪으면서 80년대 이후 그 지배구조를 강화했다.
이런 성장 배경이 재벌을 긍정보다 부정적인 의미로 더 많이 받아들이는 이유다. 특히 창업주에서 2, 3세가 경영하면서 재벌에 대한 일반의 반감은 더 커진다. ‘금 숟가락 물고 나온 재수 좋은 존재’로 치부되기 때문이다.
정부가 이번에 세제개편안에서 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에 의한 편법 상속에 대해 증여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정당한 대가를 치르지 않고 이어지는 재벌의 상속 관행에 제동을 걸기 위한 조치다.
실제 일부 기업은 설립 몇 년만에 수조원대의 매출을 기록하는 회사로 성장한다. 물론 그 회사의 대주주는 2세나 3세들이다. 세금 한푼 내지 않고 막대한 부의 대물림이 이뤄진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증여세 부과는 몇 가지 법적 논란의 여지가 있다. 하지만, 정부가 이를 강행한 것은 그 동안 대기업들의 잘못된 관행이 도를 넘었기 때문이다.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증여세 부과를 계기로 정당한 대가를 치르지 않고, 부의 대물림이 이뤄지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그래야 재벌도 부정적인 의미에서 벗어날 수 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