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확정한 일감 몰아주기 증여세 부과기준을 적용하면 대부분 대기업 2~3세들이 많은 증여세를 내야 할 것으로 예상됐다.
개정안이 내년부터 적용되는 점을 감안하면 부과금액은 달라질 수 있지만 2010년 실적을 기준으로 보면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현대글로비스(31.9%), 현대엠코(25.1%), 현대위스코(57.9%) 등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특수관계 거래액 비중이 현대글로비스 89.3%, 현대엠코 57.3%, 현대위스코 70.8%로 매우 높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할 때 현대글로비스로만 147억원에 이르는 증여세를 납부해야하며, 전체 계열사를 합치면 연간 200억원에 가까운 증여세를 더 내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역시 연간 100억원대에 이르는 세금을 추가 납부해야할 것으로 추산된다.
최태원 SK회장과 최기원 행복나눔재단 이사장도 많은 증여세를 부과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은 SK C&C 지분의 44.5%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회사의 지난해 특수관계 거래액 비중은 63.7%나 된다. 일감 몰아주기 과세방안에 따라 계산하면 최 회장이 추가로 내야하는 증여세는 86억원이 된다. 최 이사장도 12억원 이상을 내야한다.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구본준 LG전자 부회장도 수십억원대의 세금을 내야한다. 특히 직접 지분을 소유하고 있지 않은 LG그룹의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업체 서브원과 관련해서도 세금을 내야한다.
정부의 이번 과세안이 간접출자를 통한 조세회피 가능성을 없애기 위해 출자비율에 따라 세금을 징수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서브원 지분은 지주회사인 LG가 100% 소유하고 있지만, LG의 지분을 각각 10.7%와 7.6% 소유한 구본무 회장과 구본준 부회장은 증여세를 내야 한다.
삼성에버랜드, 삼성SDS, 서울통신기술 등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도 각각 수억~수십억원의 증여세를 내야한다.
이 밖에 한화, GS 등 대부분 재벌기업의 2세들이 증여세 부과대상이 된다.
정부는 재벌기업 일감몰아주기 증여세 부과에 따른 세수 증가액을 연간 약 1000억원으로 예상했다.
<표>일감 몰아주기 과세 사례
<가정>
세후영업이익 : 1000억원
특수관계법인과의 거래비율 : 80%
수혜법인 대주주 주식보유비율 : 50%
<증여의제가액(과세표준)>
세후영업이익 × (특수관계법인과의 거래비율 - 30%) × (주식보유비율 - 3%)
1000억원 × (80%-30%) × (50%-3%) = 235억원
<증여세액>
235억원 × 50%(세율) - 4.6억원(누진공제) + 112.9억원
※ 증여세율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