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탈 소재 디자인에 손이 갑니다. 사용이 쉬운 데다 다른 스마트폰과 자유롭게 공짜로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맘에 드네요.”
독일 베를린의 IFA 2011 삼성전자 전시장을 관람하던 현지 대학생 바우터 게데(25)씨는 ‘웨이브3’를 한참동안 이리저리 만져본 후 기자에게 이같이 밝혔다. 아직 노키아 피처폰을 사용중인 게데씨는 “첫 스마트폰으로 구입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웨이브3 출시 일정을 물어오는 손님이 꽤 있어요.”
IFA 행사장에서 차량으로 5분 거리에 위치한 유럽 최대 이동통신사 보다폰(Vodafone) 대리점 직원은 ‘바다폰’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묻자 이렇게 귀띔했다. 대리점에는 기존 바다폰 모델인 ‘웨이브2’가 아이폰4, 갤럭시 등과 함께 가장 눈에 잘 띄는 곳에 진열돼 있다.
삼성전자 자체 운용체계(OS)를 탑재한 ‘바다폰’이 유럽 시장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최근 실적이 주춤하며 상반기 판매 목표인 1000만대는 채우지 못했지만 IFA에서 ‘웨이브3’를 비롯한 세 종류의 모델을 라인업에 추가하면서 다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아직 점유율은 안드로이드나 iOS에 비해 존재감이 적지만 급감하고 있는 노키아나 삼성전자 피처폰 사용자를 얼마나 가져오는지에 따라 의미 있는 점유율을 달성할 수도 있다.
IFA 현장에서 만난 전문가들은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처음 갈아타는 사용자가 쓰기에 알맞은 단말기’로 평가했다. 독일의 모바일 전문 블로그 미디어 ‘올 어바웃 폰즈’를 운영하는 블로거 다니옐 덕센은 “무겁지 않은 디자인과 AM OLED로 구현되는 고급 디스플레이, 바다 2.0의 쉬운 인터페이스가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에게도 친근감을 준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 역시 ‘쉬운 스마트폰’을 콘셉트로 현지에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류지창 삼성전자 독일법인 차장은 “바다 OS의 애플리케이션(앱) 장터인 ‘삼성앱스’는 중구난방으로 앱을 판매하는 안드로이드 마켓과 달리 단말기별로 사용 가능하고 품질이 검증된 앱만 골라볼 수 있게 했다”며 “전문적인 정보가 없어도 시행착오 없이 자신의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독특한 디자인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뒤지지 않는 성능, 쉬운 인터페이스와 함께 379~429유로의 경쟁력 있는 가격이 트렌드에 쏠리는 것보다 합리적이고 개성 있는 IT 소비 경향이 강한 유럽 시장에 소구할 수 있는 점으로 꼽힌다.
독일과 이웃한 프랑스에선 최근 바다폰 실적이 두드러진다. 올해 프랑스 스마트폰 OS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두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하다 8월초 주간 점유율에선 17.1%를 차지해 안드로이드(52.2%)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이 역시 최근 프랑스 소비자의 스마트폰 신규 구매가 늘어나면서 바다폰을 ‘첫 스마트폰’으로 선택하는 소비자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IFA 기간동안 베를린을 방문한 장 일라린 삼성전자 프랑스 법인 마케팅 디렉터는 기자와 만나 “삼성전자는 2005년부터 프랑스 휴대폰 시장에서 1위를 수성해오다 7월에는 44.2%로 사상 최대 점유율을 기록했다”며 “갤럭시와 함께 바다폰이 판매 호조를 보인 결과로 웨이브 시리즈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베를린(독일)=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