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체국, 55억 달러 마련 못하면 올 겨울에 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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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우정공사(USPS)가 자금난으로 미 의회의 긴급 조치가 없으면 올 겨울을 넘기지 못하고 조만간 문을 닫을 상황이라고 뉴욕타임스(NYT) 등 해외 언론들이 4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정공사는 이달 말까지 퇴직자 헬스케어 비용충당을 위한 55억 달러의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해당 자금을 마련할 여유가 없어 미 의회가 재정을 보완하기 위한 긴급 수혈에 나서지 않을 경우 우체국 시스템이 마비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

패트릭 도나휴(Patrick Donahoe) 우정공사 국장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우리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며 "만약 의회가 뭔가 조치를 취해주지 않으면, 우리는 디폴트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거의 글로벌 우편물의 40%를 처리하고 있는 우편 서비스의 적자 규모는 이번 회계연도에 92억 달러에 달한다. 그러나 2008년 초 이후 인터넷과 전자상거래의 발달로 재래식 우편물에 대한 수요가 급감해 수입이 비용조차 보전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7월 미국 우편사무소의 10%를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이미 전체 근로자의 16%에 이르는 11만명을 해고한 상태다.

특히 우정국의 재정은 내년 초 바닥을 드러내, 직원 월급은 물론이고 배달트럭에 기름 값도 대지 못하게 되어, 주당 30억 통에 달하는 우편물 발송이 중단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우정공사에 따르면 이번 회계연도 우편물은 1760만 건으로 5년 전보다 22%나 줄었다. 그러나 더 심각한 것은 오는 2020년에는 1180만 건으로 더욱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상황임에도 법적으로 물가 상승 분 이상으로 우편 운송료를 올릴 수도 없다.

우정공사의 인건비는 전체 비용의 80%에 달하지만, 노조의 반발로 해고도 여의치 않다. 민간 사업자인 UPS의 53%나 페덱스의 32%를 크게 웃도는 규모다.

우정공사는 92억 달러에 이르는 적자를 메우기 위해 토요일 편지 배달 중단과 3700개 우체국 폐쇄, 우정국 인력의 5분의 1에 달하는 12만 명 해고라는 고육지책을 내놨지만, 노조의 반발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전자신문미디어 테크트렌드팀 tren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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