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연구원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원은 4일 ‘2011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 증가율(경제성장률) 전망치로 4.1%를 제시했다. 이는 연구원이 지난 4월 발표했던 것보다 0.3%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연구원은 “미국 등 주요 선진국 경기 회복이 지연돼 수출이 둔화하고,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소비여건이 나빠져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민간소비 증가율이 3.1%로 낮아지고, 건설투자의 경우 상반기 마이너스 10.0%에서 하반기에 증가세로 전환하겠지만 증가율은 0.3%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설비투자는 지난해 반등 효과가 사라지면서 금융위기 이전 수준(7.6%)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은 신흥시장국 경기 호조에도 주요 선진국 수요가 위축되는 탓에 상반기 13.3%에서 하반기 9.6%로 증가율이 하락, 연간 증가율이 11.3%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상수지는 연중 흑자기조가 유지되겠지만 상반기 91억달러에서 하반기 46억달러로 흑자 규모는 반감할 것으로 관측했다.
물가상승률은 폭우 등 이상기후와 서비스요금 인상 등으로 하반기에도 4.0%를 기록, 연간 4.2%에 달해 경제성장률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원은 다만 “세계경기 둔화나 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유가가 급락하면 예상보다 물가상승폭이 제한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금리 전망치는 국고채 3년물 기준으로 상반기와 하반기 모두 3.7%로 비슷한 수준을 제시했다. 물가상승률이 한국은행의 목표범위(3.0±1.0%)를 벗어나지만 대외 불확실성이 큰 탓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급격히 올리기 어렵다고 봤기 때문이다.
연구원은 “가능성은 낮지만 미국 경제가 ‘더블딥(이중 침체)’에 빠지고 유럽 재정위기가 금융으로 확산하면 우리나라의 성장률도 3%대로 하락하고, 외환시장에서 자본이 대거 유출돼 환율 급등과 외화자금 경색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박창규기자 k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