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일렉트로닉스 채권단이 이란계 전자회사인 엔텍합에 인수보증금을 돌려주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대신 채권단은 엔텍합에 보증금으로 대우일렉 외상매출금을 상환토록 요구할 방침이다.
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대우일렉 채권단은 지난 주말 채권금융기관에 보증금 상환 의견을 묻는 공문을 발송했다. 엔텍합에 보증금 일부를 돌려주되 보증금 578억원 가운데 엔텍합이 대우일렉에 갚아야 할 외상매출금 3000만달러(약 320억원)를 대우일렉 운영 자금으로 사용토록 하는 방안이다.
채권단은 엔텍합이 지난해 4월 대우일렉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고도 인수자금을 납부하지 않자 지난 5월 말 협상을 종료한 채 인수보증금을 몰취했다. 엔텍합은 채권단을 상대로 대우일렉 매수인 지위를 임시로 인정해 달라는 소송을 냈으며 대우일렉 매각 금지 가처분 소송도 제기한 상태다.
채권단은 또 신규 자금 지원 안이 부결되자 엔텍합 보증금에서 대우일렉 외상매출금을 회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최대주주인 캠코가 보증금 반환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보증금 반환과 외상매출금 회수 안이 통과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대우일렉이 단기간에 외상매출금을 회수하지 못하면 법정관리를 신청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